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에 대한 미국 보수 가톨릭계의 비판에 대해 ‘영광’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아프리카 순방 첫 방문국인 모잠비크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미국인들이 나를 공격하다니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 발언은 프랑스 언론인 니콜라스 세네즈가 최근 자신이 쓴 ‘미국은 어떻게 교황을 바꾸길 원하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교황에게 건네며 대화를 나누던 중에 나왔다.
프랑스 가톨릭 신문 라 크루와(La croix) 소속의 세네즈는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적 움직임에 반대하는 미국 보수 가톨릭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세네즈는 “교황이 이민자를 옹호하고 사형을 반대하고, 재혼한 가톨릭 신자에게 영성체를 허용한 것이 이들(보수 가톨릭)의 강한 반발을 일으켰다”고 NYT를 통해 말했다. 교황은 자신의 보좌관에 책을 건네며 ‘폭탄’이라 농담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나 기후 변화 같은 이슈와 신학적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밝혀 온 교황은 미국 내 일부 고위 성직자들로부터도 ‘교회의 정통성을 흔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황에 가장 적대적 인사로 꼽히는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이 대표적이다. 또한 교황의 사임을 요구해온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미국 보수 가톨릭계에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지난 8월 교황이 매캐릭 전 추기경의 성학대 의혹을 알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이날 교황의 발언에 대해 ‘비공식적 맥락’에서 나온 것이며, 교황은 항상 비판을 환영해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교황은 이날 모잠비크를 시작으로 모리셔스,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한 후 10일 귀국길에 오른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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