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ㆍ남해안은 6일 밤부터 영향권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제13호 태풍 ‘링링’이 점점 크고 강한 태풍으로 발달함에 따라 큰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이번 태풍은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서남서쪽 약 320㎞ 부근 바다에서 시속 19㎞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4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7m(시속 169㎞)에 달한다. 강풍이 부는 구간은 태풍 중심을 기준으로 370㎞에 이른다.
링링은 대만 인근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규모와 강도를 키워 이날 현재 크기는 중형급, 강도는 ‘매우 강’으로 커졌다. 이번 태풍은 7일 새벽 3시쯤 제주도 서귀포 서남서쪽 약 150㎞ 바다를 거쳐 이날 오후 3시쯤에는 전북 군산 서북서쪽 약 110㎞ 바다를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다음 서해를 타고 올라와 이날 저녁 수도권 인근 바다를 통과한 뒤 경기 북부나 황해도 서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링링이 뿌리게 될 많은 양의 비보다 강한 바람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해를 지나는 동안 최대 풍속이 초속 40m(시속 140㎞)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무렵 강풍의 영향 반경이 41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실상 전국이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원에 들게 된다. 바람의 세기를 비교할 때 사용하는 ‘보퍼트 풍력계급’에 따르면 전체 13등급 가운데 세 번째로 강한 ‘노대바람’은 풍속이 초속 24.5~28.4m인데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가옥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태풍의 중심과 가까운 서쪽 지방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초가을에 해당하는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대만과 필리핀 인근의 따뜻한 바닷물에서 수증기를 잔뜩 머금고 발달한 태풍이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고 한반도로 곧바로 북상할 수 있어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시기다. 실제로 2003년 9월 초 4조2,225억원의 재산피해를 남긴 ‘매미’의 평균 최대 풍속은 초속 51.1m였다. 평균 최대 풍속 초속 43.7m였던 2002년 8월 말의 ‘루사’도 5조2622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평균 최대 풍속이 초속 35.5m였던 2010년 태풍 ‘곤파스’는 링링의 예상 경로보다 서해 먼바다를 지나갔지만 6명의 사망자와 1,600여억원의 피해를 남겼다. 폭우로 인한 피해도 조심해야겠다. 6, 7일은 제주도와 남해안,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300㎜ 이상의 많은 비와 함께 최대 순간 풍속 초속 40~50m(시속 144~180k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기상청은 “링링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빠르게 북진하면서 매우 강한 강풍이 불겠고 지역별로는 역대 풍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쪽 지방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심각한 인적ㆍ물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니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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