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5일 콜로라도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LA 다저스가 7-3으로 추격당한 5회초 1사 1ㆍ2루.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마운드로 걸어가 류현진(32ㆍLA 다저스)의 공을 뺏었다.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2개만 남은 상황이었지만 한때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전국구 에이스’에 대한 예우는 더 이상 없었다.

류현진이 네 번째 시즌 13승 도전에 실패했고, 평균자책점도 낮추지 못했다. 시즌 26경기에서 161.2이닝을 던지며 12승(5패)에 평균자책점 2.45. 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히 뛰어난 성적표지만 꿈 같던 전반기를 보냈기에 실망도, 충격도 크다. 사이영상 경쟁은 고사하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입지마저 좁아져 보인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1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볼넷 4개 이상을 준 건 지난해 4월 3일 애리조나전(5개) 이후 처음이다. 3경기 연속 5회 이전 조기 강판이며 마이크 소로카(2.53ㆍ애틀랜타)와 0.08 차로 좁혀진 평균자책점은 이제 1위 수성도 장담 못할 처지다.

다른 선발 투수들과 달리 등판 전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류현진은 이번 등판을 앞두고는 이례적으로 루틴을 깨며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날도 밋밋해진 체인지업이 결정적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다저스 전문 방송국 스포츠넷LA의 오렐 허샤이저 해설위원은 “체인지업 투수인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계속 똑바로(Straightly)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4회에만 30개를 던지는 등 투구 수(93개)까지 많아지면서 구위는 뚝 떨어졌다. 류현진은 5-0으로 앞선 4회 첫 타자인 놀란 아레나도에게 투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결정구를 꽂지 못해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이언 데스먼드를 3루수 땅볼로 막았지만 라이언 맥마흔에게 초구 컷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투아웃째를 잡은 뒤에도 다시 볼넷으로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드루 부테라에게 2점째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진 1ㆍ3루에서 좌익수 크리스 테일러의 다이빙캐치로 대량 실점 위기를 막고 간신히 불을 껐지만 5회 결국 집중 3안타를 맞고 로버츠 감독의 마지막 신뢰를 잃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류현진에 대한 다저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9.95”라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으니 제구도 되지 않는다”면서 “포스트시즌 전까지 이전 모습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쉰다고 좋아질 것 같진 않다”며 체력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저스는 불펜진이 7-3 승리를 지켰다. ‘타자‘ 류현진은 4회말 중전안타를 쳤고, 득점도 올렸다. 작 피더슨이 홈런 두 방을 터뜨린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250개)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00년 휴스턴의 249개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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