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서 있다” 조국 해명과 배치… 허위 인턴 증명서 논란 확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4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의 허위 인턴 활동 증명서 논란과 관련 “조씨에게 나간 공식 인턴 증명서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IST는 “원장 직인이 찍힌 증명서가 있다면 그건 문서 위조”라고도 했다. “딸이 KIST에서 받은 증명서가 있다”고 한 조 후보자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이다.
KIST 관계자는 이날 “당시 정확히 3일 출석한 걸로 파악된다”며 조씨가 2011년 7월 분자인식 연구센터에서 인턴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학교 공식 인턴 증명서는 인턴 기간을 모두 채워야 발급 가능한데 조씨는 중간에 그만뒀으니 애초 자격이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 차원에서 인턴 증명서가 나갔는지 확인했더니 그런 기록이 전혀 없다”며 “만약 조씨가 갖고 있는 증명서에 원장 직인이 찍혀 있다면 그건 문서를 위조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학부생 인턴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이 꽤 많은데 지금까지 문서 위조가 의심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조씨의 KIST 인턴 참여에는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초등학교 동창인 KIST 소속 A박사에게 요청해 B박사가 있는 분자인식 연구센터서 인턴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2004년 A박사가 ‘지식의 원전’이란 책 번역을 주도하는 과정에 당시 영국 애버딘대 박사 학위를 밟고 있던 정 교수가 동참하는 등 둘은 상당히 친밀한 관계로 확인되고 있다.
A박사와 B박사의 진술 및 KIST의 해명을 종합하면 정 교수의 요청에 따라 A박사가 임의로 증명서를 발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IST는 검찰 수사 결과 A박사가 허위로 인턴 증명서를 내준 게 확인되면 징계한단 방침이다. KIST는 이날 A박사와 B박사의 소명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 후보자는 앞서 국회 청문회 대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IST에서 발급한 서류가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KIST가 조씨에게 인턴 증명서를 내준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조씨가 허위 인턴 증명서를 부산대 의전 입시에 활용했다는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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