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를 가늠할 지표인 9월 모의평가가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보다는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어영역은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 9월 모의평가가 4일 전국 고사장에서 치러졌다. 평가원이 수능 전 마지막으로 주관하는 이번 9월 모의평가에는 54만9,224명이 응시했다.
1교시 국어영역은 2005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소 쉬웠다고 입시업체는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과학기술 지문 등 전체적으로 지문의 길이와 난이도를 조정한 흔적이 보인다”며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가 연속적으로 매우 높은 난이도로 출제된 것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의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50점으로 수능이 선택형, 표준점수 체제로 바뀐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문학 지문도 김영랑의 ‘청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험생에게 익숙한 EBS 지문을 출제했다. ‘상춘곡’ ‘고산구곡가’ ‘초록 바람의 전언’ ‘장끼전’ ‘자서전들 쓰십시다’ 등의 작품이 등장했다. 가장 난도 높은 문제로는 여러 법률 용어로 ‘물건의 소유권’에 대해 설명한 지문에 딸린 30번 문항이 꼽혔다. 수험생에게는 지문에 등장한 ‘점유’ ‘양도’ ‘양수’ ‘소유권’ ‘물리적 지배’ 등의 개념을 구분하기가 다소 까다로웠을 것이라고 입시업체는 설명했다.
수학 가형과 나형도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보다 더 쉬웠다는 평가다. 초고난도 문항인 일명 킬러문항의 난이도는 낮아진 반면 중간 난이도 문제가 평소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은 변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킬러문항 3문항은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워 상위권 학생의 부담이 줄었지만 중간 난이도 문제는 평소보다 어려워, 3, 4등급대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수준으로 6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많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인데, 지난해 수능 채점 결과 1등급 비율은 5.3%였고 6월 모의평가 때는 7.8%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인문, 사회, 철학적 내용의 지문들이 주요한 유형과 높은 배점으로 출제돼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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