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 중증종합병원으로 명칭 바꾸고 중증환자 치료 유도

보건복지부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 발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앞으로 감기나 만성질환 등 가벼운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어려워진다. 본인부담금이 늘고 병원도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대신 상급종합병원은 일반 병의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중증환자 치료에 중점을 두도록 유도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빅5’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억제하고 의료기관이 각 단계별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복구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발표된 단기 대책은 상급종합병원의 본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급종합병원의 명칭을 아예 ‘중증종합병원’으로 변경하고 평가기준도 강화한다. 입원환자 중 경증환자 비율은 현행 16%에서 14%로 낮추고, 중증환자 비율은 기존 21%에서 31%로 높이도록 했다. 현재는 상급종합병원에 지원하는 ‘의료질평가지원금’과 종별가산율(30%)을 정할 때 외래 진료 시 환자의 중증ㆍ경증 여부와 상관없이 똑같이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경증 환자(100개 질환)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중환자실 등 중증환자 진료비를 적정하게 높여주고, 중증환자 위주로 심층 진료를 시행하는 병원에는 별도의 수가 체계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진료의뢰 시스템도 개선한다. 현재 진료의뢰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과 무관하게 환자의 요구만 있으면 의사가 의뢰서를 발급해 주고, 환자가 자신이 선택한 상급종합병원에 직접 의뢰서를 들고 가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병의원 의사가 의학적 판단을 통해 의뢰사유 등 상세한 소견과 정보를 해당 의료기관에 직접 전달하고 예약까지 연계하도록 했다. 의료기관 간 직접 의뢰가 가능하도록 연락 및 의뢰정보 전달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진료 의뢰를 하는 병의원에는 ‘의뢰 수가’를 주되, 서울ㆍ수도권 대신 가까운 지역의 종합병원으로 의뢰할 때 더 높은 수가를 준다. 동시에 해당 병원에서 검사했던 기록이나 촬영한 사진 등을 병원 측이 전산을 통해 전송해 주어, 환자가 직접 들고 가야 하는 불편도 줄이도록 했다.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장기적으로는 환자만의 요구에 의한 진료 의뢰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들의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그동안 실손보험 등으로 환자가 대형병원 이용에 있어 비용 부담이 없었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손보험 보장 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금융위원회)와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상급종합병원보다 지역 병의원 이용이 바람직한 외래 경증환자(100개 질환)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경우 본인부담률(현재 60%)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본인부담상한제에서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노 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의료계와 국민 여론 등을 수렴해 중장기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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