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 붉은해오라기가 10여년 만에 제주에 다시 둥지를 틀고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는 지난달 이뤄진 조류 조사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붉은해오라기 1쌍이 번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강창완 지회장은 “제주의 한 숲의 구실잣밤나무 가지에서 나뭇가지를 이용해 넓고 평평하게 만든 둥지를 발견했고, 둥지에서 붉은해오라기 암수 1쌍과 새끼 4마리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붉은해오라기는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600~1,700여 개체만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각종 개발과 벌목 등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또 붉은해오라기는 국내에서는 여름철 이동 시기에만 잠시 관찰되는 여름 철새로, 우리나라에서 매우 드물게 번식한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번식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번에 발견된 둥지는 10년 만에 두 번째로 확인된 것이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는 이번에 두 번째로 발견된 둥지는 붉은해오라기가 제주의 계곡과 숲에서 규칙적으로 번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김은미 제주자연생태공원 박사는 “붉은해오라기의 번식이 확인된 것은 제주의 자연이 양호하며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멸종위기종의 보전을 위해 계곡과 숲 등 서식지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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