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이 대만 인근 바다에서 세력을 키우며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링링은 금요일인 6일부터 7일까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올해 최악의 태풍이 될 수 있다”며 “심각한 물적ㆍ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링링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440㎞ 해상에서 시속 3㎞의 속도로 느리게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80hPa, 최대 풍속은 초속 29m로 소형 태풍이지만 강도가 ‘중’으로 세졌다. 강풍 반경도 270㎞로 전날보다 확대됐다.
링링은 대만 인근의 따뜻한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받아 세력을 더욱 키워 5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바다를 지날 때는 중형 태풍으로 발달하고 강도도 ‘강’으로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풍 반경은 38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처럼 세력을 한껏 키운 상태로 6일 한반도에 접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링링은 한반도 방향으로 계속 이동한 뒤 6일 오후나 밤에 제주도에 먼저 영향을 준 뒤 7일 오전 9시에는 목포 서쪽 80㎞ 부근 바다를 지난 뒤 서해를 통과하며 서쪽 지방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은 링링의 최대풍속은 초속 35m에 이르고 강도 ‘강’의 상태로 시속 30㎞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링링이 대만 인근의 수온이 높은 해역을 느리게 이동하면서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 최악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고 서쪽 지방 및 도서 지역 중심으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링링은 7일 오후나 밤에 서울 서북쪽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북한을 지나며 세력이 약화하겠지만 일부 지역은 8일 오전까지 태풍 영향권에 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상청은 “여러 변수에 따라 태풍의 이동경로나 속도 등 변동 가능성이 매우 크니 최신 기상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설상가상으로 태풍 상륙 전에는 ‘가을장마’로 내륙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미 4일 오전 제주도 남부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제주도 동부와 남부에는 호우경보, 서부ㆍ북부ㆍ산지에는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서해5도와 인천 옹진군에도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매우 발달한 비구름대가 제주도 전역에 영향을 미쳐 천둥ㆍ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비구름대는 시간당 30㎞ 속도로 북동쪽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이날 오전 중 제주도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제주 지역은 이날 오후부터 밤까지 비가 일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밤부터 비가 다시 시작돼 5일 아침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5일은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5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오겠으며 남부지방은 밤에 대부분 개겠지만 중부지방은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최대 300㎜ 이상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4일부터 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 100~200㎜(많은 곳 300㎜ 이상), 강원 영동ㆍ남부 지방ㆍ제주도 30~80㎜(많은 곳 120㎜ 이상)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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