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 당국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시험 목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최근 잇단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이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이상의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지난달 30일 오전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레인 환초에 있는 레이건 시험장에서 사드 요격 시험을 실시했다며 1일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의 사드 요격 시험은 2017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최근 북한이 신형 단거리 무기를 연이어 발사한 가운데 실행된 것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MDA와 미 육군이 실시한 이번 시험은 공중에 투하된 표적을 지상 탐지레이더가 포착한 뒤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쏴 격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MDA는 이번 실험이 방어지역 사거리를 확장한 ‘원격 키트’를 처음 사용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사드의 레이더와 이동식 발사대, 요격통제소 등이 각각 다른 곳에 배치돼 진행된 첫 요격 시험이란 설명이다.
MDA는 2005년 이후 실시된 16번의 사드 무기 체계 시험에서 지금까지 모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16번째인) 이번 시험은 사드 요격 시스템의 확장된 능력과 미국과 미군이 배치된 부대 및 동맹국 방어시 탄도미사일 위협을 파괴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이 시험의 목적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MRBM 이상의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대비 성격의 실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5월 이후 최근까지 총 9차례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등 18발의 시험 발사를 시행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당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자, 이틀 후 사드로 MRBM을 요격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MRBM은 최대 사거리가 3,000㎞에 달한다. 북한은 노동급, 스커드-ER 등 한반도를 포함해 일본까지 타격이 가능한 MRBM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사드는 경북 성주기지에도 배치돼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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