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정부 규제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장과 달리,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단독주택의 인기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서울 단독주택 가격은 무려 최근 61개월 동안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다. 올해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금부담이 커지면서 단독주택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지만, 땅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독주택 매매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측면에서도 가격 변동성이 큰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1.6%↓, 단독주택은 2.5%↑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43% 올라 올 들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서울 단독주택값은 2014년 7월 이후 5년 넘게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누적으로 2.53% 가격이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59% 하락했다. 지난달엔 지방의 단독주택 가격도 0.17% 올랐다. 대대광(대구ㆍ대전ㆍ광주)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영향으로 8월 기준 서울의 단독주택 중위가격(8억256만원)은 사상 처음 8억원을 돌파했다. 중위가격은 서울 단독주택을 가격별로 순위 매겼을 때 가운데 있는 주택의 값이다. 서울 단독주택 절반이 8억원 이상이라는 의미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7억7,480만원)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단독주택값이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땅값이 매년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개발사업이 줄을 잇고 있고, 이에 따른 보상금도 수조원씩 풀리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단독주택은 대지지분이 넓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오르는 땅값을 따라 간다”면서 “서울 단독주택은 매년 2~4% 정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로 아파트에 규제를 집중하고 있는 현실도, 시중 유동성이 단독주택으로 흘러가는 이유다. 재건축ㆍ재개발 단지 인허가 문턱을 높이고, 고가 주택 보유세를 높이고,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확대하면서 ‘믿을 것은 땅뿐’이라는 생각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 주택유형별 매매가격 변동률 그래픽=신동준 기자
 ◇”아파트 규제로 단독주택 인기 계속될 것” 

사려는 사람에 비해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단독주택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단독주택 수급동향 지수는 111.2로 감정원이 지표를 만든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표는 감정원이 서울 지역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와 공급 비중을 선택하게 해 점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높으면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수급동향 지수는 96.4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단독주택의 경우, 상가주택 등 수익형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고 각종 부동산규제 속에서도 가격 변동폭이 낮은 특성 등을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단독주택을 개조해 카페나 식당을 만드는 리모델링이 유행하고 있는 서울 성수동의 뚝섬역(지하철 2호선) 근처 단독주택가는 아예 매물이 없고 대기 수요가 넘쳐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여기에 재건축이 까다로운 아파트와 달리 가로주택정비사업 등도 용이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재건축 억제 등 규제 일변도로 나서면서 아파트의 가격 변동성이 더 커졌다”며 “보통 땅값은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오르기 때문에 대지지분이 높은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안정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 카드를 연달아 꺼내는 분위기여서 이런 단독주택 수요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양지영 R&C 소장은 “아파트는 규제에 민감해 변동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단독주택은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 등의 영향과 상가주택 활용이 가능해 은퇴를 앞둔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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