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하며 증거 폐기… 웅동학원ㆍ딸 입시 관련 장소서도 서류 숨겨 
 檢, 국토부 등 추가 압수수색… 증거인멸 관련자 수사ㆍ사법처리 방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수사관들이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전방위 의혹과 관련해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학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진해=뉴스1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의 연이은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광범위한 증거인멸 시도가 이어지자 비공개 압수수색을 추가로 실시하며 조 후보자 측에 경고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2일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사실 무근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미 발생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선 별도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달 27일 1차 압수수색 전후로 광범위한 증거인멸 행위를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특수부가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서기 전인 26일까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씨와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관련 증거들을 폐기했고, 기습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황급히 관련 자료들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사모펀드 및 웅동학원 운용, 딸의 부정 입시 및 특혜장학금 등 조 후보자를 둘러싼 4가지 핵심 수사 방향 전반에서 증거인멸이 진행된 정황을 포착하고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선 웅동학원 및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겨냥한 압수수색 현장에서 증거인멸이 이뤄졌거나 시도 중인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현장에 진입하자 서둘러 서류 등 증거를 은닉하려는 움직임이 부산했고 디지털 증거 등 일부 압수 대상은 최근에 삭제된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현장에서 증거인멸 행위에 가담한 A씨 등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수사와 관련해서는 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씨 등 핵심 관련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이미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PE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인 '웰스씨엔티'와 2차 전지회사 'WFM'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보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장 압수수색을 통해 PE가 투자한 회사들이 관급 공사 수주를 목표로 잡았던 사업적 이유나 배경, 중앙 정부나 서울시ㆍ전북도의 사업 진행 상황을 파악한 과정 등에 대한 자료는 현장에서 찾을 수 없었다. 조씨와 PE대표인 이모씨, WFM의 우모 전 대표 등이 해외로 도피하는 과정에서 이미 관련 자료들을 폐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사모펀드 관련 1차 압수수색에서 사실상 증거 확보에 실패하자 28일 국토교통부 도시경제과 등 복수의 장소를 특정해 비밀리에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부산시 에코델타시티'와 '세종시 스마트시티' 사업 과정에서 웰스씨앤티가 일부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1차 압수수색 이후 추가 압수수색을 검찰이 조 후보자 측에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PE관계사가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관련 사업을 주도한 정부기관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라며 “스마트시티 사업 관련 문서의 수신과 발신 중 한 쪽을 복원해 특혜 의혹과 관련한 증거뿐 아니라 증거인멸의 구체적 정황 증거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조 후보자 측의 증거인멸 의혹은 향후 검찰 수사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검찰이 증거인멸 과정을 본류 수사와 직간접으로 연결됐다고 판단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마찬가지로 증거인멸에 대한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실제 추석 연휴 전후로 압수물 분석을 완료한 뒤 사모펀드ㆍ웅동학원ㆍ입시 비리 의혹 증거인멸과 관련된 인물들을 소환하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일련의 증거인멸 과정에 조 후보자가 어디까지 개입됐는지, 구체적으로 지시를 했거나 관련 정황을 인지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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