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등 주최 기획포럼… “서울-평양 대학간 학술교류도”
서울에서 북한 방송을 볼 수 있게 통신을 개방하고, 서울과 평양에 있는 대학간 학술교류를 하자는 과감한 제안이 나왔다. 지난 7월 지방자치단체도 주체적으로 남북 교류와 협력사업을 할 수 있게 풀리면서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학 교수는 2일 오후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연구원ㆍ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 공동주최 기획포럼에서 “공중파가 아니라도 서울의 방송 채널에 북한 방송을 과감하게 개방하는 것을 중앙정부와 의논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의 대학들이 평양의 대학과 학술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교수 지휘 하에 서울연구원과 베를린자유대가 ‘동서 베를린 경험으로 본 지방정부의 남북협력 방안’을 주제로 수행한 연구 결과다. 베를린자유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의 초안이 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곳이다.
이 교수는 “동서독 교류사를 보면 교통과 통신의 교류가 이후 모든 교류 협력의 기본 토대가 됐다”면서 인적 교류를 통한 정보 교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동강 수질과 교통 시스템, 쓰레기 처리, 도시공간재생, 상하수도 문제, 역사유적보존사업 등에서 서울과 평양간 협력 사업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서울시에 제안했다. 아울러 동서 베를린이 ‘통행증 협정’을 맺어 양쪽 주민들이 24시간 내 베를린 장벽을 넘나들면서 540만번을 만났듯이 서울-평양간에도 업무 교류를 위한 일일 비자를 발급하자고 덧붙였다. 청소년 수학여행과 경제무역박람회 공동개최 등도 언급했다.
이날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한 하승창 전 대통령비서실 사회혁신수석은 “동서 베를린 교류 관계자들은 북한과의 교류에 있어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공통적으로 말한다”며 “서독에서 동독으로 수학여행을 많이 보냈고 동시에 동독에 대한 교육을 상당히 세심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병행하면서 이후 상호 이해 수준을 높여 나가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에서 “가이드라인은 중앙정부가 잡더라도 그 내용을 채우는 건 지방정부다. 양국의 수도인 두 도시간 협력이 실제 통일과 평화의 틀 만드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더 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을 모색하고 이를 구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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