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주말 수도권ㆍ서해안 영향
2일 필리핀 동부에서 발생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주말인 6, 7일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됐다. ‘가을 장마전선’이라 불리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5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어서 태풍까지 겹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560㎞ 해상에 있는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했다. 링링이라는 이름의 이 태풍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크기는 소형(강풍반경 210㎞)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심기압은 1,00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18m(시속 65㎞)다. 시속 33㎞의 속도로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500㎞ 부근 해상을 경유해 북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링링은 대만 동쪽 바다, 중국 동쪽 바다를 거쳐 금요일인 6일 오후 3시쯤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260㎞ 바다, 토요일인 7일 오후 3시쯤 전북 군산 서남서쪽 약 80㎞ 바다에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주말 전후로 수도권과 서해안 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일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남해안에 형성된 정체전선이 중부 지방까지 북상하면서 4, 5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나흘간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 지방은 100~200㎜ 정도의 비가 내리고 많은 곳은 300㎜ 이상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 영동과 전라도, 경남 남해안은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남해안을 제외한 경상도와 제주도, 울릉도ㆍ독도는 30~80㎜, 많은 곳은 100㎜ 이상 내릴 전망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열용량이 높은 대만 인근 바다를 통과하면서 태풍의 세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5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데 이어 태풍에 동반된 비구름까지 추가로 유입되면서 7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니 저지대 침수, 축대 붕괴 등으로 인한 피해와 수확기 농작물과 과수관리 등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로 인한 피해도 주의해야 한다. 6, 7일은 제주도와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0~4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 또 5~7일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매우 높은 물결이 일겠고, 물결이 방파제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3~5일은 정체전선의 위치, 6~7일까지는 태풍의 강도와 경로, 이동속도에 따라 비가 집중되는 구역과 시기가 바뀔 수 있다”며 “태풍 발생 초기여서 작은 변화에도 이동 경로가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기상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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