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 주장에 대학 측 “협박이나 회유 아니다” 반박
삼육대가 동물생명자원학과 A 교수의 폭언과 폭행 의혹 조사 과정에서 “무고죄가 될 수 있다”는 등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 교수는 남학생에게 “정자가 비실비실할 거다”라거나 여학생에게 “익을 대로 익었다” 등의 막말을 하고 조교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 의혹을 받고 있다.
2일 삼육대 동물생명자원학과 재학생과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대학 내부감사 담당자는 A 교수의 폭언ㆍ폭행 사례를 모아 방문한 비대위 대표 B씨에게 “무고죄가 될 수도 있다”거나 “(비대위) 대표직을 맡는 걸 잘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사건을 접했으면 중립을 지켜야 할 학교 측이 교수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지난해에도 A 교수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던 학교가 학생들의 추가 고발에도 마찬가지 자세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삼육대 내부감사 담당자는 “무고죄 발언은 조교 폭행 의혹에 대한 것”이라며 비대위 측을 협박하거나 회유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담당자는 “폭행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조교와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의 진술이 다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조교 폭행 의혹은 A 교수가 지난 5월 학과 커리큘럼 조정을 위해 찾아온 조교에게 “야 이 새끼야 너는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라며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는 내용이다.
내부감사 담당자는 대표직 재고 권유에 대해선 “2016년 피해 사례 등은 당시 현장에 없었으니 대표직을 맡는 게 위험하지 않겠냐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해 9월 한 학생에게 “너는 뚱뚱하니까 달리기를 시키면 제일 늦게 올 거다”는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2015년에는 수업 중 여학생에게 “익을 대로 익었다”라거나 남학생에게 “너는 정자가 비실비실할 거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피해 학생들은 지난해 9월과 11월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이를 조사한 학교 측은 같은 해 12월 A 교수에게 △성폭력 예방 교육 수강 △교수법 개선 교육 시행 △재발방지 서약서 제출 △학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과를 지시했다.
하지만 사과는 학과 학생 전체가 아니라 10여 명이 참석한 수업에서 이뤄졌다. 비대위는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 6월 교육부에 각각 2건과 대여섯 건의 피해사례를 모아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A 교수는 지난달 29일 학생 4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재차 사과했다.
A 교수는 ‘익을 대로 익었다’는 등 발언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고, 일부 발언은 “열심히 가르쳐주다가 나온 것으로 앞으로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조교 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정말 오래 준비해오던 교육과정 개편 과정 중 조교가 일을 잘못해 톤이 높아졌다”며 “폭행한 기억은 없다”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