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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내일 스벙 어때요?” ...2030 골프 오픈채팅모임 인기

입력
2019.09.04 04: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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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기 용인시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2030 골퍼들이 '스크린골프 번개모임'을 하고 있다. 용인=김형준 기자
지난달 31일 경기 용인시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2030 골퍼들이 '스크린골프 번개모임'을 하고 있다. 용인=김형준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8시, 경기 용인시 한 스크린골프 매장엔 20~30대 골퍼 8명이 ‘스벙(스크린골프 번개 모임의 줄임말)’으로 뭉쳤다. 이들의 모임 기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의 오픈채팅, 모임의 목적은 ‘즐기는 골프’와 정보공유다. 대체로 골프를 목적으로 만나 골프가 끝나면 헤어지는 걸 원칙으로 삼는 형태다.

이들이 골프를 즐기기 위해 낯선 이들과 뭉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까지 골프가 또래 친구들의 보편적인 취미로 자리잡지 못해 지인들과 스크린골프나 라운딩을 즐기기 어려운 탓이 크다. 채팅방엔 수시로 ‘스벙’ 제안이 오가고, 한 달에 한 차례 ‘정라(정기 라운딩)’도 꾸려 또래 골퍼들끼리 라운딩에 나선다. 저연령대 모임이기에 실력과 신분에 개의치 않는다. 채팅방엔 2000년생 왕초보’ 아마추어 골퍼부터, 1980~90년대생 전ㆍ현직 프로골퍼도 한데 모여 수시로 대화한다.

오픈채팅을 통해 며칠 전 ‘2030 골프’ 모임에 가입한 기자가 이날 참여한 ‘스벙’에도 전직 프로골퍼는 물론 흔히 ‘백돌이(평균 100타 이상을 치는 초급 골퍼)’들도 구분 없이 한데 보였다. 이날 모임엔 인근 지역인 경기 수원시와 용인시는 물론 경기 광명시와 고양시, 심지어 강원 횡성군에서 이 곳을 찾아 어울린 뒤, 게임이 끝나면 각자의 이용료를 나눠 결재하는 방식으로 모임이 진행됐다.

상급자들에겐 스코어 점검의 기회라지만, 초보자에겐 어깨너머로 상급자의 스윙폼을 어깨너머로 배우거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골프채를 잡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백돌이’ 기자의 티샷이 아웃 오브 바운즈(OBㆍOut of bounds) 구역에 떨어지자, 비난이나 놀림보단 “부담 없이 치라”는 격려가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올해 초 모임이 생긴 뒤 한 달에 여러 차례 ‘번개 모임’ 공지가 뜬다”며 “격식에 얽히지 않되 스윙폼이나 장비, 스코어 등에 대해 굳이 비판이나 비난하지 않는 문화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프로골퍼 경력이 있는 한 참가자는 “선수 생활을 접은 뒤부턴 실력자들과 승부에 집착해가며 골프 하는 것보다 다양한 직종의 아마추어 골퍼들과 어울리는 게 훨씬 즐겁고 생산적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카카오톡에 ‘2030 골프’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채팅방이 소개되는데, 서울ㆍ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모임이 많지만 부산, 광주, 대전 등 지역별 모임도 만들어져 있다. 특정 지역을 구분하지 않는 모임도 여러 개 만들어졌다.

2030 골퍼들은 단순한 모임을 넘어 레슨 또한 ‘스터디 그룹’처럼 한 데 모여 받기도 한다. 참가자들은 “개인레슨이 고비용 고강도 훈련이라면 ‘단체 레슨’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일 수 있는 데다 또래들과 서로의 자세를 지적해주는 등 ‘집단학습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용인=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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