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희망학교 2개 선택하면 정원 50% 추첨 배정”
일각선 “또 다른 학교 서열화 평준화 근간 흔들어”
강원교육청이 춘천과 원주, 강릉 등 평준화지역 일반고를 ‘선(先)지원 후(後)추첨’ 방식을 도입해 배정한다고 2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방식이 특정학교 지원 쏠림으로 인한 또 하나의 학교 서열화를 불러올 지 모른다는 우려를 내놨다.
이날 강원교육청이 밝힌 고교입학 전형을 보면, 학생 별로 2개 학교를 선택해 원서를 제출한다. 교육청은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지역별 전체 신입생 정원만큼 학생을 선발한 뒤, 합격자에게 학교를 배정한다.
배정방식은 학교별 정원의 50%를 1~2지망 지원자 가운데, 추첨해 배정한다. 만약 1지망 학교의 정원이 남으면 2지망 지원자 중에서 추첨한다. 그래도 정원이 남으면 1단계에서 배정 받지 못한 지원자를 임의 추첨 방식으로 배정한다. 이때 통학시간이 50분 이상인 원거리학교는 임의추첨 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타 광역시도에서 강원도내 고교로 진학하는 경우 통학시간은 고려하지 않는다.
강원교육청은 “이 같은 방식이 무작위 추첨에 비해 지망하는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기존 방식을 적용하면 희망학교에 배정받는 비율이 춘천 39%, 원주 45%, 강릉 52%인 반면 선지원 후추첨에선 춘천 67%, 원주 72%, 강릉 75%로 올라갔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김춘형 강원교육청 교육과정과장은 “일선 학교에서 혼란이 없도록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이달 중으로 지역별로 학부모 설명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강원지부는 이 같은 선지원 후추첨 방식이 고교평준화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춘천과 원주, 강릉지역 모두 특정 학교 선호 현상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교조는 “통학거리를 감안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에 지원할 것이란 판단은 안일한 인식의 결과”라며 “통학불편 해소를 위한다면 에듀버스 지원 등 별도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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