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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부채비율 74%에서 133%로 급증… “계획대로” 해명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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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부채비율 74%에서 133%로 급증… “계획대로” 해명했지만

입력
2019.09.02 17:43
수정
2019.09.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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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건보공단 부채비율 전망. 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건보공단 부채비율 전망. 송정근 기자

건보공단의 부채비율이 올해부터 2023년까지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고령화에 따라 국민의 의료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건보공단은 이 같은 재무구조 변화가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면서 “애초에 계획된 내용”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2017년 계산보다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확실히 설명하지 못했다. 건보 재정이 의료서비스 이용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건보공단이 내놓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의 중장기 재무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료를 걷어 쓰고 매년 쌓이는 자산은 올해 30조9,101억원에서 2023년 29조3,466억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부채는 13조1,668억원에서 16조7,444억원으로 늘어난다. 자기자본대비 부채의 비율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74.2%에서 132.9% 늘어난다. 연도별로 2020년(91.9%)부터 2021년(102.0%) 2022년(119.9%)로 매년 순차적으로 높아진다.

건보공단의 부채는 일반 기업 부채와 달리 실제로 이자가 발생하거나 갚아야 할 부채는 아니다. 보험사처럼 당장 지급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연도에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급여액을 미리 잡아놓은 ‘충당부채’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이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될 위험이 있다는 듯은 아니라고 건보공단은 설명했다. 현재 쌓여있는 자산 20조원 가운데 10조원을 활용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산이 감소하고 충당부채가 증가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부채비율 증가는 계획된 현상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건보공단 측도 2017년 발표된 중장기 재무전망과 비교해 봤을 때 부채비율 예측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은 예상치 못했다고 인정했다. 당시 건보공단은 부채비율이 26.2%에서 2021년 47.6%로 오른다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보고서 작성 시기상 2017년 추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문재인케어의 영향이 2018년이 지나면서 올해 추계에 반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재정 안전성은 부채비율을 따지기보다 적립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약속한 적립금 안전선은 10조원이다. 의료기관에 줄 건강보험 급여 45일치 정도(지난해 기준)를 미리 확보해 놓는 것이다.

이익희 건보공단 상임이사는 또 “매년 예측치가 틀린다는 비판이 있지만 재정전망은 그 시점에서 추세가 이어질 때 향후 어떤 상황이 될지 예측해보고 정책에 변화를 주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라면서 “보험료 인상과 함께 보험료 징수 확대, 부당청구 적발 등 자구 노력 등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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