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SK 감독은 1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시즌 내내 잘 해서 80승까지 거뒀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길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하던 대로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분위기를 다독였다. 최근 SK가 주춤하고 두산이 상승세를 타면서 싱겁게 끝날 것 같던 1위 싸움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전날까지 두산에 3.5경기 차까지 추격을 허용한 SK의 선두 수성은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시즌 초반처럼 타격 부진이 결정적이다.
그러나 이날 모처럼 홈런 세 방을 몰아쳐 LG를 9-6으로 꺾었다. 그 중심엔 최정이 있었다.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정은 6-6으로 맞선 4회말 무사 1루 세 번째 타석에서 LG 송은범의 직구를 받아 쳐 역전 결승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최정은 전날 LG전에서 4-5로 따라붙은 6회말 2사 만루 때 LG 김대현의 높은 볼에 허무한 체크스윙을 하면서 포수 땅볼로 물러나 결정적인 찬스를 날렸다. 원스트라이크 스리볼에서 동점 기회를 날린 아쉬운 선구안이었다.
이날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전날 실수를 깨끗이 만회했다. 시즌 25호 홈런으로 이 부문 2위 제리 샌즈(27개ㆍ키움)와는 2개 차다. 최정 외에 2회 5번 정의윤이 3점홈런을 터뜨렸고, 2번 고종욱은 8회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마운드에선 선발 헨리 소사가 2.2이닝 만에 홈런 세 방을 맞고 강판되는 위기를 맞았지만 염 감독은 총 7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물량 공세를 펼쳐 승리를 지켰다. 시즌 81승(1무45패)째를 올린 SK는 나란히 승리한 2위 두산(77승48패)과 승차를 유지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두산은 잠실에서 삼성을 4-1로 꺾고 SK를 계속 위협했다. 최근 3연승과 홈 9연승 행진이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7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곁들여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6승(9패)을 챙겼다. 타선에선 5번 포수 박세혁이 역전 결승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3위 키움은 창원에서 NC에 2-4로 져 두산과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한화는 대전에서 KT를 6-1로 제압했고, KIA는 광주에서 롯데를 4-2로 눌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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