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이달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해보다 좁아진 취업문 탓에 올해 취업준비생들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포스코그룹과 KT, SK그룹이 동시에 서류 접수를 시작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공채 일정에 돌입한다. 포스코그룹은 생산기술과 설비기술 등 9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며, 10월 6일 인적성검사(PAT)를 거쳐 12월 중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KT는 본사를 비롯해 8개 계열사에서 총 54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특히 KT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40% 늘어난 420명을 채용한다.
6일부터 채용을 시작하는 롯데그룹은 총 37개사 187개 직무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서류전형에 활용할 예정이며,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 ‘스펙(SPEC)태클’ 전형은 다음 달 24일부터 지원서를 접수 받는다.
공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힌 SK그룹은 올해 하반기까지는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이번 하반기 공채는 16일 서류접수를 마감해 10월 13일 인적성검사(SKCT)를 치를 예정이다. SK그룹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공채 규모를 줄여 3년 후 최종적으로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시스템을 전환할 예정이다. 앞서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대졸 공채 제도를 폐지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부터 수시 채용만 진행 중이다.
LG그룹은 지난달 28일 공채 일정을 시작한 S&I를 시작으로 LG하우시스(9월 1일), LG유플러스(9월 2일) 등 계열사별로 원서 접수를 진행한다. 아직 채용 일정을 발표하지 않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한화 등도 9월 내 서류 접수를 거쳐 10월 중 필기시험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취업준비생들이 꼽는 ‘신의 직장’ 금융공기업과 주요 은행들도 하반기에 2,800여명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5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은 하반기에 550명을, 우리은행은 450명, 하나은행은 400명을 각각 뽑을 예정이다. 아직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신한ㆍ농협은행까지 합치면 올해 하반기 은행권 채용 예정 인원은 2,200여명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금융공기업 또는 공공기관 9곳의 채용 규모는 총 716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A매치 데이’로 불리는 한국은행 및 금융공기업들의 필기시험 날짜는 10월 19일로 확정됐다.
올해는 기업들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힘을 실어줬던 지난해에 비해 채용 인원 수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 결과 전체 대기업 중 채용 계획은 세운 곳은 79.2%로 지난해(91.1%)보다 11.9%포인트 줄었다.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4.1% 줄어든 4만2,836명으로 조사됐다. 채용 방식도 현대차와 같은 수시채용 비중이 높아져, 지난해 대비 공채 비율은 11.2% 줄어든 데 반해 수시채용 비율은 12.7%나 높아졌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하반기 주요 대기업 공채는 수시채용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구직자들은 관심 기업의 공채와 수시채용 동향을 동시에 파악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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