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액이 작년 8월과 비교해 13.6% 가량 줄면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세계 교역 위축, 제조업 경기 부진의 악순환 등 대외 여건 악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한 442억달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한 42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무역수지는 17억2,000만 달러 흑자로, 91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달에도 수출액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12월(-1.7%) 마이너스 기조로 돌아선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D램ㆍ낸드 플래시 단가의 일시적인 반등에도 수출 하락세가 이어졌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반도체 재고량 조정이 지속되면서 30.7% 급감한 79억8,0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석유화학(-19.2%), 석유제품(-14.1%) 등 석유관련 산업 품목들도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 감소세가 뚜렷했고, 일반기계(-6.2%), 철강(-19.7%), 자동차부품(-5.2%), 디스플레이(-23.5%), 섬유(-13.1%) 등 10대 주요 수출 품목 대부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주력 품목 중에서 자동차(4.6%)와 선박(168.6%), 신(新)수출동력품목 가운데 이차전지(3.6%), 농수산식품(5.7%), 화장품(1.1%) 등은 선방했다.
그나마 수출 물량이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 위안거리다. 1∼8월 누적 수출 물량도 0.7% 증가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수출국인 대(對) 중국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급감하면서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6.7%), 일본(-6.2%) 역시 수출이 감소했다. 반면 아세안(1.9%), 독립국가연합(8.8%) 등 신남방ㆍ신북방 시장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일본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었지만,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대(對) 일본 수출입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기준으로 반도체 소재 등 3개 수출규제 품목의 수입액은 8,000만달러로 전체 일본 수입액 41억6,0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8월 들어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두 개 품목의 수출을 모두 세 차례 허가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올해 최저치인 6월보다는 조금 나아진 실적”이라며 “전체적인 수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물량은 2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고, 자동차, 선박 등 주력품목도 선전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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