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기는 일본어 ‘たたき’에서 온 말로 ‘다진 양념’으로 순화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다대기를 찾아보면 ‘끓는 간장에 마늘 따위를 다져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기름을 쳐서 볶은 것으로, 얼큰한 맛을 내는 데 쓰는 양념의 하나’라고 뜻풀이가 되어 있고 “순댓국에 다대기 좀 많이 넣어 주세요.” 등의 용례가 소개되어 있다.
일본어 ‘きらぼし’에서 온 기라성 역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이라는 뜻으로, 권력이나 명예 따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뜻풀이가 되어 있고 “각 분야의 전문가가 기라성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등의 용례가 실려 있다.
이처럼 ‘표준국어대사전’에 다대기와 기라성의 순화어가 제시되지 않은 채로 뜻풀이와 용례가 소개되어 있다 보니 언중들은 이 말들을 순화하지 않고 사용해도 되는 말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의 ‘다듬은 말’을 보면 다대기는 ‘다진 양념’으로, 기라성은 ‘빛나는 별’로 순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듬은 말’에서는 일본어 ‘もんぺ’에서 온 ‘몸뻬’는 ‘일 바지’로, ‘まほうびん’에서 온 ‘마호병’은 ‘보온병’으로, ‘餡子’에서 온 ’앙꼬’는 ‘팥소’로, ‘ちらし’에서 온 ‘지라시’는 ‘선전지’로, ‘からオケ’에서 온 ‘가라오케’는 ‘녹음 반주’로 순화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몸뻬, 마호병, 앙꼬, 지라시, 가라오케 등이 모두 순화어 없이 등재되어 있다 보니 언중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일본어 투 표현을 비롯해 순화할 필요가 있는 말들은 사전의 뜻풀이에 순화어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언중들이 순화해 사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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