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법 반대시위 취소 전날 발생… 공격 주체ㆍ이유 등은 불확실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와 경찰 간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지 한 경찰관이 휴무 중 칼을 든 괴한들한테서 피습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경찰관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의 신원, 공격 이유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말에도 산발적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이 사건을 계기로 진압 강도를 더욱 높이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밤 콰이풍 지하철역에서 검은 복장을 한 남성 3명은 당시 휴무 중이었던 한 경찰관을 공격했다. 이 경찰관은 등과 어깨, 팔 등 네 곳에 깊은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의식은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 가해자들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종합적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범행은 홍콩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민진)이 “31일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를 취소한다”고 밝힌 민감한 시점에 발생했다. 앞서 경찰이 이번 주말 시위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전면 불허 방침을 밝히자, 민진이 시민들의 안전을 우려해 일단 취소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곳곳에서 산발적 시위를 벌일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홍콩 경찰은 인원 부족, 경찰관에 대한 공격 우려 등을 이유로 거리 도보 순찰을 중단하고, 그 대신 순찰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경찰은 ‘신고 전화로 경찰관을 유인해 공격하자’는 내용의 글이 텔레그램에서 확인되고, 실제로 경찰에 수상한 신고 전화가 접수되자 이같이 결정했다. 최근 시위 대응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경찰관은 2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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