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북경찰청장 형님 장롱 속 3억원… ‘꼬리 무는 의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북경찰청장 형님 장롱 속 3억원… ‘꼬리 무는 의문’

입력
2019.08.31 10:00
수정
2019.08.31 10:28
0 0
전북 익산경찰서 전경.
전북 익산경찰서 전경.

지난 23일 전북 익산시 한 아파트에서 장롱 속에 있던 억대의 현금다발이 사라진 사건을 두고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거액의 현금을 은행이 아닌 장롱에 수개월간 보관하고 있었던 점이나 돈의 출처 등 여러 궁금증을 낳고 있는데다 피해자와 조용식 현 전북경찰청장이 형제지간으로 알려지면서다.

익산경찰서는 조 청장의 친형(72) 가족들이 익산시 영등동 한 아파트에 보관하고 있던 3억원 가운데 1억5,000만원을 도난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돈은 장록 속 가방 안에 있었고 모두 5만원권 현금이었다. 조씨는 주거 중인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대금 지불을 위해 두 달 전쯤부터 보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현금 3억원의 큰돈을 금융기관에 맡기지 않고 집안 장롱 속에 허술하게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은 쉽게 납득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돈은 금융기관에서 찾아 놓은 것인지, 제3자로부터 건네 받았는지 등 어떻게 마련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시공비용 전액을 현금으로 치르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아 자금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집수리 비용으로 3억원을 사용한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조씨의 아파트는 전용면적 172㎡로 실거래가는 4억5,000만원정도로 알려졌다.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리모델링하는데 3.3㎡당 100만∼150만원이 든다. 이를 적용하면 조씨의 아파트 공사비용은 최소 5,000만원에서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해도 1억원이 넘지 않는다. 보관 중이었던 3억원을 공사대금으로 사용하고도 2억원이상 남을 것으로 추정돼 용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3억원 중 절반인 1억5,000만원만 사라진 점도 석연찮다. 경찰은 절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 발생 전에 아파트를 들락거린 공사 인부 등 4명을 조사했다. 이어 사라진 돈의 행방을 쫓고 있으며 아파트와 주변 CCTV를 분석해 관련자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 지문이나 유전자정보 등 흔적이 확인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조씨가 현금이 사라진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데다 아파트 내부 수리로 2개월여 동안 상당수 외부인들이 집을 오간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조씨가 현금을 보관한 경위와 도난 시기, 전북경찰청장과의 관계, 돈의 출처와 용처 등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난무하면서 사건 당사자의 친동생인 조 청장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피해자 조씨는 4형제 가운데 장남으로 최근까지 건설업을 했으며, 조 청장은 셋째로 지난달 5일 전북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 사라진 시기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조씨의 아파트를 들락거린 사람들이 많아 CCTV 분석과 범행 경위를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거액의 현금을 보관한 동기나 돈의 출처 등을 추궁하는 게 적절치 않아 이 부분은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