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野 “엄마 찬스로 대학 가” 맹공
李 “국민 눈높이에 안 맞아 송구”… 갭투자 논란 아파트 처분 의사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입시특혜 의혹의 불똥이 30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로 튀었다. 수능 점수가 필요 없는 ‘글로벌리더’ 수시 전형을 거쳐 연세대 법대에 입학한 이 후보자 딸은 고교 3학년 시절 펴낸 책의 추천사를 인도 대통령이 써주고, 한 언론에서 기사로 다뤘는데 모두 이 후보자의 배경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 딸 사례처럼 부모 인맥을 활용해 입시용 스펙을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야당 의원들은 “딸의 스펙인지, 엄마의 스펙인지 봐야 한다”, “조국 캐슬이 될 지, 이정옥 캐슬이 될 지의 문제”라고 맹공을 폈다.
이 후보자 딸 스펙을 둘러싼 논란은 청문회 시작부터 불거졌다. 야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 딸 학적, 입시, 책 출판 관련 자료의 제출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 딸이 고등학생 때 낸 책이 엄마의 스펙인 지, 딸의 스펙인 지를 따져야 하는데 (출판사와 주고받은) 이메일 수신ㆍ발신 내역을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자녀에 대한 검증을 하자는 게 아니라 이게 ‘조국 캐슬’이 될지, 이정옥 캐슬이 될지(를 보자는 것)”라며 “자녀가 어떻게 Y대에 갔는지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 후보자가 당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을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자녀 입시 관련 자료 제출이 늦어진 데 대해 “아이를 설득하고 그에 대한 동의를 얻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딸은 고3이던 2007년 과거 미국 조기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을 출간했는데 당시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이 추천사를 썼고 모 언론사 논설위원은 이 책을 소개하는 칼럼을 썼다. 이 후보자는 2004년 칼람 대통령의 자서전인 ‘불의 날개’를 번역했고 해당 논설위원과도 책을 공동집필한 경험이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딸이 수시로 대학에 합격한 데는 이 같은 이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엄마 찬스를 이용해서 이런 스펙으로 대학에 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불법 조기유학 쟁점을 부각했다. 이 후보자 딸이 중학생이던 2003년 학교를 자퇴하고 미국 유학(자비 유학)을 떠난 것은 ‘중학교 졸업 이전에 해외 유학을 금지’하는 당시 초중등교육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 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도한 게 아니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많은 부모와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분노의 실체는 공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당시 입시제도 전형을 살펴보면 책으로 대학을 갔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아실 것”이라며 “다만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출신인 이 후보자는 전북 전주여고와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후보자는 갭투자 논란이 일었던 서울 목동아파트를 처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남편과 공동으로 대전 유성구 소재 아파트를 보유한 이 후보자는 2017년 12월 목동아파트를 구입한 후 곧바로 전세를 내줘 시세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린 갭투자 의혹을 받았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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