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 이대호(37)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대호가 9월 전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것은 2003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로써 롯데는 전날 1루수 채태인(37)을 1군에서 말소시킨 데 이어 이대호까지 팀 내 최고 베테랑 선수 둘을 2군으로 내려 보냈다.
롯데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9 KBO리그 키움 전을 앞두고 이대호를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이대호의 빈 자리는 신예 배성근(24)이 채웠다. 이대호는 당분간 2군에서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롯데는 올 시즌 29일 현재 44승 75패로 리그 최하위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해도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7월 19일 양상문 전 감독과 이윤원 전 단장이 성적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며 분위기 쇄신을 꾀했지만, 롯데는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한 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롯데의 이번 조치는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30일 키움전을 포함해 22경기를 남긴 롯데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준우(33)-민병헌(32)-손아섭(31)으로 이어지는 중고참급 선수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베테랑 선수를 ‘1군 벤치’도 아닌 2군으로 내려보낸 시점은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타율 0.284, 15홈런, 86타점으로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8월 들어 23경기에서 타율 0.325, 3홈런, 15타점으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었다. 채태인 역시 전반기 38경기에서 타율 0.206에 3홈런 19타점으로 부진했지만, 후반기 1군 등록 후 21경기에서 타율 0.323, 2홈런, 10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특히 21일 SK전부터 24일 NC전까지 4경기에선 7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한편,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2004년 1군에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2006년에는 타율 0.336, 26홈런, 88타점으로 타자 트리플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을 달성했다. 2012~16년까지 5시즌은 일본과 미국에서도 활약했다. KBO리그에 있던 2004년부터 올해까지(일본ㆍ미국 제외) 11시즌 연속 122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통산 타율 0.310에 311홈런 1,131타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팀 성적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리그 최고 연봉(25억원)을 받는 이대호를 향한 비판이 커졌고, 세대교체 바람까지 불면서 결국 2군행을 피하지 못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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