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니티 줄이고 대용량 샴푸, 고체 바디워시로
이달 12일부터 서울 삼성동 5성급 호텔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는 욕실 일회용품 어메니티를 대용량 용기로 모두 교체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호텔업계의 주요 이슈는 투숙객의 편의를 돕는 어메니티(amenityㆍ편의용품)의 고급화였다.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샴푸와 클렌저, 바디워시 등을 담은 욕실 일회용품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각 호텔 어메니티만 따로 모으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특급호텔들이 어메니티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대표적인 환경 유해 업종으로 꼽혔던 호텔업계가 친환경 서비스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호텔 관계자는 “일회용품 남발과 잦은 침구 교체 등으로 호텔이 환경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라며 “호텔에서도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회용품 줄이는 데 관심이 높아졌고, 고객들의 인식 개선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소속된 IHG는 각 객실에서 제공했던 욕실 일회용품을 대용량 용기로 교체한다. IHG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 최초로 2021년까지 100개국 5,600개 이상의 호텔에서 욕실 일회용품 사용을 중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2억개의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가평, 경남 남해, 부산 해운대 등에 호텔을 운영하는 아난티호텔은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 타입의 샴푸와 비누 등 어메니티를 자체 개발했다. 바다와 인접해 있는 호텔 특성을 살려 미역, 다시마, 진주, 스쿠알란 등의 친환경적인 해양 성분을 이용해 3년간 연구 끝에 완성했다. 아난티호텔은 매년 60만개 이상의 일회용품 용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난티호텔은 이달부터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 타입의 욕실 어메니티인 ‘캐비네 드 쁘아쏭’을 자체 개발해 제공한다. 아난티호텔 제공

호텔 만족도를 좌우하는 침구 및 수건 교체 서비스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고객의 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세탁, 교체해왔다. 최근에는 고객이 객실 내 침대 시트나 수건을 재사용해도 괜찮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그린 카드’를 걸어둘 수 있게 했다. 롯데호텔은 ‘그린카드’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환경개선사업에 기부한다. 신세계조선호텔과 IHG 역시 객실 내 ‘그린카드’ 제도를 운영해 환경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객들의 인식이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친환경 활동에 적극 나서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밖에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페트병 16개에서 뽑아낸 원사를 사용해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 마마’와 협업해 친환경 가방을 기념품으로 만들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기존에 종이로 출력해 제공했던 호텔 정보 등을 QR코드로 대체해 종이 사용량을 줄였다. 플라스틱 칫솔 대신 밀짚으로 만든 친환경 칫솔을 제공하고, 호텔 내 카페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나 옥수수 빨대로 바꾸기도 한다.

특급호텔 애용자들의 온라인 카페인 ‘스사사’(스위트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한 호텔 고객은 “호텔 상징과도 같은 어메니티를 구경하는 재미는 줄었지만 환경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것 같다”라며 “다만 호텔이 용기나 침구 위생관리 등에 철저히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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