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위원장 유임, 11명 교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파행을 야기해온 것으로 꼽혔던 본위원회 계층별 위원(청년ㆍ여성ㆍ비정규직) 3명이 결국 해촉됐다. 계층별 위원은 취약계층을 아우르겠다는 경사노위의 출범 취지를 반영하는 자리다.
경사노위는 30일 청와대가 문성현 위원장의 본위원회 위촉직 위원(12명) 해촉 건의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 위원장의 사의는 반려해 계층별 위원 3인을 포함한 총 11명의 위원이 교체된다. 경사노위 본위원회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7명으로 5명은 당연직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이날 “현재 2기 출범을 위한 후속 인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속 인사가 마무리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의 상임위원(1명)은 대통령이 위촉하고 근로자(3명)와 사용자(3명), 공익위원(4명) 등은 노사단체가 추천해 위원장이 제청한다.
지난해 11월 22일 공식출범한 경사노위 1기는 그동안 본위원회에서 아무런 합의문을 내지 못했다. 계층별 위원 3명이 탄력적 근로시간제(탄력근로제)를 확대하기로 한 지난 2월의 산하 위원회(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합의안 의결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 확대에 반대하는 계층별 위원들이 올해 3월부터 본회의 참여를 보이콧하면서부터 경사노위는 공전했다. 이들의 불참으로 경사노위법 상 의결정족수(근로자 또는 사용자 대표 각각 2분의1 이상)가 미달됐기 때문이다.
계층별 위원 3명이 해촉되면서 경사노위는 일단 정상화 수순을 밟게됐지만, 향후 사회적 대화가 결실을 맺게될지는 불투명하다. 본위원회가 경사노위 산하 위원회들의 합의문을 최종 의결하는 현행 방식은, 소수대표들의 의향에 따라 언제든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을 대표하는 계층별 위원을 사실상 ‘쫓아낸’ 선례도 사회적 합의의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
계층별 위원 3인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집단해촉으로 경사노위 1기는 실패했고 정부와 집권여당, 주요 노사단체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대표 위원직을 맡았던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이번 해촉 사태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잘 해보려 문제 제기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착잡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대화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준 사례”라며 “그럼에도 실패와 오류를 바로잡으면서 나아지는 과정 자체가 사회적 대화이기 때문에 이어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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