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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현장] “마이너? NO!”.. ‘김씨네 편의점’, 유쾌한 이민자들의 자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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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현장] “마이너? NO!”.. ‘김씨네 편의점’, 유쾌한 이민자들의 자아 찾기

입력
2019.08.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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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CBC 채널의 인기 시트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이 내년 1월 시즌4 방송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서울드라마어워즈2019 제공
캐나다CBC 채널의 인기 시트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이 내년 1월 시즌4 방송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서울드라마어워즈2019 제공

‘마이너’라는 그늘 속에서 자아를 찾던 이민자들이 유쾌함과 공감대를 무기로 전 세계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제는 ‘메이저’로 거듭난 유쾌한 ‘김씨네 편의점’이 내년 1월 네 번째 시즌으로 또 한 번 팬들을 만날 준비 중이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는 캐나다 시트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폴 선형 리, 진 윤, 안드레아 방을 비롯해 선더버드 필름의 대표이자 ‘김씨네 편의점’의 총 제작자인 현 선더버드 필름 대표 겸 전 미국 NBC 방송 부사장 이반 피싼이 참석했다.

‘김씨네 편의점’은 지난 28일 열린 ‘서울드라마어워즈 2019’의 비경쟁부문 해외 초청작으로 선정돼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에 대해 이날 이반은 “‘서울드라마어워즈 2019’에서 특별상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많은 노력이 들어간 작품인 만큼 인정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또 배우진들이 왔을 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2016년 첫 시즌을 선보인 ‘김씨네 편의점’은 원작 연극을 모티브로 제작된 TV 시트콤 시리즈다. 이반은 “연극은 8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 있지만 TV쇼는 수 십 년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변경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TV에서 방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80년대 캐나다로 이민 오신 부모님과 그 자녀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며 “그 이야기에서는 80년대 캐나다로 이민을 오신 분들이 80년대 한국만을 기억하고 그 이후의 모습을 모르는 설정으로 다뤄진다. 당연히 그 이후 한국에 기적적인 발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사상에 갇혀있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의 기조를 설명했다.

이어 “또 이 작품의 특별한 점은 캐나다는 이민자들의 국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이민자들이 있는 국가라는 점”이라고 말한 그는 “토론토 역시 50% 이상의 시민들이 이민자일 정도로 많은 이민자들이 거주 중이다. 캐나다의 이런 점들이 우리 TV 쇼의 굉장히 풍부한 자원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서로를 사랑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귀결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김씨네 편의점’ 프리뷰가 공개돼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오는 1월 첫 공개를 앞둔 시즌4 예고편에서는 기존 시리즈의 위트를 그대로 간직한 새로운 에피소드들이 다수 베일을 벗었다.

이반은 “우리는 지금 막 시즌4를 촬영을 마쳤으며, 현대 편집 단계에 있다”며 “또 곧 시즌5 제작이 시작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다음 시즌들의 계획을 밝혔다. 또 내년 1월 캐나다 CBC 채널에서의 첫 방송 이후 넷플릭스를 통한 전 세계 방송 계획에 대해서는 “시즌4는 내년 4월 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 것은 시즌4가 역대 시즌 중 가장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라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씨네 편의점’을 비롯해 최근 해외 TV 산업계에서는 많은 아시아계 배우들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엄마 역의 진 윤은 “많은 사람들이 65년대부터 70년대 사이에 캐나다로 이민을 많이 갔다. 폴과 안드레아, 저 역시 이민자 부모님들을 가지고 있는 제 2세 교포들이다. 그러다보니 당시 많은 이민자들이 이민을 갔고, 그 때의 사람들이 지금 자라서 많은 사람들이 자원이 돼서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며 “그 사이 자라난 세대들이 댄서, 배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면서 많은 기회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부모님들이 저희의 커리어 선택에 대해 많은 반대를 하셨지만, 저희와 같은 선택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딸 역의 안드레아 방 역시 “폴과 진의 많은 노력이 저 같은 사람들이 커리어에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을 허물어 주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이민자 2세 출신 아시아계 배우인 진은 ‘김씨네 편의점’이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이민자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으로 울림을 전하기도 했다. 진 윤은 “그 동안 저를 비롯한 아시아계 배우들은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마이너한 캐릭터들로 많이 표현됐었다”며 “일례로 작품 속에서 저는 항상 의사, 변호사 등 중심 인물을 지원하는 기능적인 역할만을 도맡아 왔다. 그러나 ‘김씨네 편의점’을 하면서 진짜 가족, 다시 말해 이민자 가족의 실제 감정이 묻어나는 삶과 관계가 있는 캐릭터를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그건 굉장히 특별한 기회였다”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진은 “이것은 비단 한국인 이민자뿐만 아니라 모든 이민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며 “모든 이민자로서의 문화, 그 이민자들의 자녀로 살아야 했던 이들의 문화에서 오는 간극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작품 속에서 웃긴 일들이 많아서 코미디 장르 성향이 짙었다면, 이후에는 보다 더 깊은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아빠 역의 폴 선형 리 역시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하며 현장 말미까지 훈훈함을 이어갔다. 그는 아시아계 배우로서 ‘김씨네 편의점’의 출연이 갖는 의미에 대한 질문에 “저는 그냥 일자리가 생겼다는 게 그냥 기뻤다”고 너스레를 떤 뒤 “사실 제가 이 작품을 리드를 하게 되면서 이 때까지 제 이력을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리드를 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그 동안 작가가 어느 이야기에서 어느 부분을 빠트려서 긴급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할 때 치고 빠지는 마이너 한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런 작품이 있다고 해서 우연히 대본을 읽게 됐었다. 그 때 너무 깊은 감동을 느꼈었다”며 “직감적으로 바로 이 역할을 내가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시작하게 됐다. 이런 특별한 경험은 자주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내가 이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제의가 들어와서 할 수 있었다. 북미권에서 제가 리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큰 기회였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지난 2016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 시즌3까지 방영된 캐나다 CBC 방송 시트콤 시리즈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로 이민 간 한국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김 씨(폴 선형 리)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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