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무을면 한 밭에 자연석 수천톤 쌓아둬…경찰 수사 착수
경북 구미의 한 중장비 업자가 자연석을 불법적으로 채취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면서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경찰도 사실 확인에 착수했다.
3일 구미시 무을면 주민 등에 따르면 구미시 고아읍에 사는 중장비 업자 A씨가 수년 전부터 농지, 하천, 공사현장 등에서 불법으로 돌을 반출해 보관하다 공사 현장 등에 팔고 있다. 한 주민은 “A씨가 몇 해전부터 수천 톤의 자연석을 불법 채취하고 자신의 땅에 보관하고 있다”며 “이 돌은 일부 건설현장에 조경석과 경계석 등 용도로 팔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을면 무이리 A씨의 밭에는 불법 반출한 자연석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여름에는 수풀이 무성해 돌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풀을 걷어내면 돌이 마치 무덤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한 자연석 전문가는 “값어치로 따지면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받을 수 있는 규모”라며 “최근 자연석은 구하기가 쉽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공사현장에서는 자연석의 출처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한 건축주는 “공사 현장을 일일이 감독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업자에게 믿고 맡기는 수 밖에 없다”며 “불법적으로 채취한 자연석이라면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중장비업자 A씨는 주민들과도 마찰이 잦다. 주민 B씨는 “A씨가 흙이 필요하다고 해 뒷산에 있는 땅의 흙을 무상으로 제공한 후 지면을 평탄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오히려 장비대여비 청구소송을 걸었다”며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주변에 많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중장비 업자 A씨는 “자연석을 불법적으로 채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합당한 절차를 밟아 돌을 운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부 농지에서는 장비를 들여와 일을 했는데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소액 민사소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도 A씨를 불러 자연석 출처와 불법채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자연석 출처를 명확하게 얘기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수사 결과를 보고 행정조치를 취하겠다”며 “암석 채취 등 개발 행위를 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관할 기관에 신고한 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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