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작가 마니쉬 랄 쉬레스다 기획
“수천 벌 헌 옷 바느질해 작품 제작”
길이 108m 이르는 대형 태피스트리
작품과 함께 기증자의 명단도 전시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김성연)는 다음달 3일부터 11일까지 ‘2019 바다미술제’ 참여작가의 작품 제작에 필요한 헌 옷을 기증받는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바다미술제에서 선보일 네팔 출신 작가 마니쉬 랄 쉬레스다(Manish Lal Shrestha)의 신작 ‘수직 물결(Vertical Wave)’은 높이 3m, 길이 108m에 이르는 대형 태피스트리(Tapestry)형태의 설치작업으로, 시민들이 기부한 수천 벌의 헌 옷을 바느질해 제작될 예정이다.
해당 작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옷에는 개인이 거쳐온 고유의 서사와 분위기, 아름다움이 함축돼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그는 지난달 중순 전시 장소인 다대포해수욕장을 직접 방문해 설치 공간을 둘러보고 작품 구상을 구체화해왔다. 또한 작가는 대중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인 만큼 영상 메시지를 제작해 보내는 등 작품 제작에 열의를 표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기부로 탄생하게 될 작가의 이번 작품은 헌 옷을 함께 묶는 과정에서 개인과 개인간의 연결, 역사의 공유 등 다양한 층위의 의미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나아가 시민들의 이야기가 바다미술제를 매개로 한데 모이고 이를 작품을 통해 기억하게 되는 화합의 순간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바다미술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제작에 필요한 전체 모집 수량은 상하의 관계없이 바느질이 용이한 얇은 의류 1,400여장이다. 완성 작품은 다대포해수욕장 입구에 조성된 녹지 공원에 전시될 예정이다. 기증자의 이름은 제작 명판에 기재돼 작품과 함께 전시되며, 조직위는 기증자 중 일부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참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부산비엔날레 홈페이지(www.busanbiennale.org)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9 바다미술제'는 다음달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 30일간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개최되며, ‘상심의 바다(Sea of Heartbreak)’를 주제로 자연과 생태, 삶에 대한 고민을 다룬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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