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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결정, 한미 신뢰 ‘금 가는’ 메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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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결정, 한미 신뢰 ‘금 가는’ 메시지만

입력
2019.08.28 20:00
수정
2019.08.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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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서 연일 “실망과 우려”… 공감 얻는 데 실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7일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7일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실망과 우려’ 메시지가 연일 표출되고 있다. 22일 국무부 논평을 시작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등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 고위직들이 비슷한 메시지를 입에 올리고 있다.

우리로선 당장 이 난국을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8일 “‘실망’은 미국이 동맹국이나 우호국과의 정책적 차이가 있을 때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표현”이라고 설명했지만, 외교가에선 한미 간 신뢰를 복원할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미국은 지소미아를 동맹 국가 간 신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인식의 간극이 있다.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전에 미국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이 임박한 상황에서 미국 측이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에 방위비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선 “지켜보려고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완전한 돈 낭비”라고 발언하는 등 역시 한국에 압박이 될 만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가 방위비 인상의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객원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나 일본과의 연합훈련 이야기는 하지 않고, 한미 연합훈련만 언급하는 건 한국이 미국의 안보서비스를 받는 국가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한국이 동맹국답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해 돈을 더 요구하는 것”이라고 봤다. 물론 지소미아 종료를 방위비 인상 전략과 연결 지어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라는 평가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론적으로야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주한미군 방어가 더 복잡해지고 정보자산이 약화되기 때문에 한국에 더 부담을 지우려 한다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지만, 지소미아 종료와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결이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로서는 급속하게 와해되고 있는 한미관계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일관계에서 신뢰를 복원해야 한미관계도 풀리는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로 촉발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우리가 지소미아 종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논리를 갖고 지속적으로 미국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한미일 대화를 통해 지소미아, 일본의 경제보복, 강제동원 문제까지 논의하는 게 그나마 가능한 방법”이라며 “한국은 대화로 풀어보려는 입장이라는 걸 미국 측에 더 적극적으로 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한일이 공 던지기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일 간 역사문제를 듣고 이해하도록 미국 측에 요구해야 한다”며 “안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중재하게 되면 한일 양자 간 역사 문제도 함께 논의할 기회가 생긴다”고 봤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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