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 충격에 휩싸였다. 도미니크 팀(26ㆍ오스트리아ㆍ4위)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그리스ㆍ8위), 카렌 하차노프(23ㆍ러시아ㆍ9위), 로베르토 바티스타 아굿(31ㆍ스페인ㆍ10위) 등 남자 단식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4명이 줄줄이 1회전에서 탈락했다.
도미니크 팀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토마스 파비아노(30ㆍ이탈리아ㆍ87위)에 1-3(4-6 6-3 3-6 2-6)으로 패했다. 윔블던에 이어 US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2연속 1회전 탈락에 그친 팀은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그랜드슬램에서 유독 약한 모습이다.
팀은 올해 3월 ‘제5의 그랜드슬램’이라 불리는 BNP 파리바 오픈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38ㆍ스위스ㆍ3위)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6월 롤랑가로스 결승에선 라파엘 나달(33ㆍ스페인ㆍ2위)에 아쉽게 패했지만 4강에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2ㆍ세르비아)를 제압하며 ‘빅3’를 위협할 선수로 손꼽혔다. 하지만 메이저 우승이 없어 대권에 도전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1월 호주오픈 4강에 올라 ‘신성’의 칭호를 얻은 치치파스도 같은 날 열린 1회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22ㆍ러시아ㆍ43위)에 1-3(4-6 7-6<7-5> 6-7<7-9> 5-7)으로 졌다. 팀과 마찬가지로 윔블던과 US오픈, 메이저 두 대회 연속 1회전 탈락이다.
치치파스는 20대 초반의 동년배 선수들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에만 2승으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8월 열린 로저스컵과 신시내티 오픈 모두 32강에서 탈락하며 하락세다. 치치파스와 함께 ‘넥젠’의 대표 선수로 꼽히는 하차노프, 올해 윔블던 4강 진출의 상승세를 탔던 아굿도 1회전 탈락의 멍에를 썼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부진에 웃음 지은 건 나달이었다. 나달쪽 대진에 몰려있던 4명이 모두 대진표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결승까지 탄탄대로다. 결승 전까지 나달의 앞길을 막을 톱10 이내 선수는 알렉산더 즈베레프(22ㆍ독일ㆍ6위)뿐이다. 나달이 올해 US오픈을 제패하면 메이저 대회 19회 우승을 달성, 이 부분 1위 페더러(20회)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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