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도 30일 두 번째 촛불 점화
![[저작권 한국일보] 28일 저녁 서울대 관악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 계단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촛불을 들고 있다. 정준기 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19/08/28/201908281605070034_7.jpg)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 후배들의 촛불이 28일 다시 켜졌다. 조 후보자 딸(28)의 서울대 환경대학원 입학 및 장학금 수여 과정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촛불집회를 이어 받아 직접 문제 제기에 나섰다.
서울대 총학은 이날 오후 8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재학생과 동문 등 주최 측 추산 700여 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법무장관 자격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지난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1차 촛불집회가 개별 학생들 주도였다면 2차 집회는 총학이 총대를 멨다. 이날 발언에 나선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누구보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외쳐온 조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문제제기를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말로 일축하고 있다”며 “법학자이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한에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불평등을 세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모습에 우리는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는 이제라도 자신에게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소명과 사과를 내놓으며, 그와 함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총학은 특정 정당과 정치 집단의 개입을 막기 위해 2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학생증이나 졸업증명서 제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총학 관계자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관련 없는 정부나 정책 비판은 없다”고 강조했다.
총학이 정치색 차단에 유독 집중한 것은 촛불집회 개최 계획을 밝힌 뒤 정치색 논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대학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도 회장이 바른미래당 소속 당원이며, 정당 사주로 조 후보자 사퇴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도 회장이 고교 시절 학회지에 투고한 논문에 그가 제1저자로 부정 등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도 회장은 총학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2017년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전신) 주최 토론회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당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논문 1저자 등재 의혹에 대해서는 “투고한 과학영재교육은 명시적으로 중ㆍ고등학생들의 투고를 받는 학회지”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서울대 관악캠퍼스 게시판에는 조 후보자 사퇴 촉구 촛불집회를 비판하는 ‘안녕들 하십니까?’란 제목의 대자보도 등장했다. 대자보 작성자는 “저 또한 조 후보자가 자녀 문제에 대해 보인 태도를 비판하며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면서도 “청년 세대의 정의감을 얘기하기에는 우리가 못 본 체했으며 모른 체 해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조 후보자 딸의 스펙 쌓기와 커리어 관리를 두고 우리가 ‘거악’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그동안 손쉽게 참아온 거악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일각의 정치색 논란에도 조 후보자가 재직하고 있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 역시 29일 전체학생대표자운영회의를 열어 공식 입장문 발표 여부와 내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 후보자 딸이 졸업한 고려대 총학생회도 30일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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