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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년, ‘종이 맛’ 오명 벗고 진화하는 스타벅스 종이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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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년, ‘종이 맛’ 오명 벗고 진화하는 스타벅스 종이빨대

입력
2019.08.29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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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면 콩기름 코팅ㆍ초단파 건조 기술로 쉽게 안 젖게… 플라스틱 빨대 사용 절반으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종이빨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종이빨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환경을 악화시키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사용 중인 종이빨대가 다음달이면 도입 1년을 맞는다.

처음에는 ‘빨대가 젖어 음료에서 종이 맛이 난다’는 불평이 많았지만 이제 익숙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 직장인 김가은(39)씨는 “여전히 종이빨대가 플라스틱과 비교해 흐물거리는 느낌은 있지만, 얼마 전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바닥(지구 최고 심해)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환경보호 차원에서 종이빨대 사용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시범 도입된 종이빨대는 작년 11월부터 스타벅스 전국 1,300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스타벅스는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리드(컵 뚜껑)도 함께 선보였다. 스타벅스가 진출한 전 세계 78개국 가운데 모든 매장에 종이빨대를 도입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일회용 빨대 사용량은 월 평균 1,500만 개에서 750만 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스타벅스 종이빨대는 쉽게 젖지 않도록 콩기름 코팅이 돼 있다. 또 플라스틱 빨대처럼 원통형이 아니라 3개의 종이를 나선형으로 말아서 제작해 지지력을 높였다. 또 3개의 종이를 서로 겹치지 않게 꼬아 물이 스며드는 틈이 생기는 걸 최소화하고 쉽게 풀어지는 것도 방지했다. 나선형으로 꼬아 만든 종이빨대 모양을 두고 ‘휴지를 다 쓰고 남은 휴지심을 물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도 있지만 알고 보면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종이빨대. 종이를 나선형으로 말아서 제작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종이빨대. 종이를 나선형으로 말아서 제작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종이빨대와 함께 도입한 리드(컵 뚜껑).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종이빨대와 함께 도입한 리드(컵 뚜껑).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종이빨대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시범도입 때 빨대 외부에만 적용했던 콩기름 코팅을 작년 11월부터 빨대 안쪽면으로 확대했고, 빨대 건조 방식도 뜨거운 바람을 쐬는 ‘열풍’ 대신 전자레인지와 비슷한 ‘마이크로웨이브터널’로 바꿨다. 정윤조 스타벅스 구매물류팀장은 “균일하지 않게 건조되는 열풍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라며 “힘을 줘 꺾거나 일부러 휘게 하지 않으면 1주일간 음료에 넣어 둬도 종이빨대가 풀어지지 않는 걸 테스트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조만간 한 단계 더 발전한 종이빨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한 국내 기업이 종이컵 코팅에 쓰는 폴리에틸렌(PE)과 비슷한 기능을 가지면서도 재질은 친환경인 코팅재를 개발했다. 스타벅스는 이 업체와 공급 계약을 했다. 스타벅스는 빨대 색깔을 기존 흰색에서 천연 펄프색인 갈색으로 바꾸고 종이를 4번 꼬아 내구성을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작년에는 국내에 종이빨대를 만드는 회사가 없어 스타벅스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했다. 그러나 스타벅스로 인해 종이빨대 수요가 늘자 여러 국내 업체들이 뛰어들었고 그중 한 기업이 친환경 코팅재까지 개발했다. 스타벅스의 종이빨대가 국내 기술 발전에도 한몫한 셈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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