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하지만 南 정부 직접 칭찬 싫어 입장 우회 표명한 듯
아베 규탄 시민행동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7일 선전 매체를 통해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놓았다. 별도 분석ㆍ입장 없이 남측 언론의 환영 논평을 그대로 소개하는 식이다. 22일 결정이 이뤄진 지 닷새 만이다. 지지 의사를 우회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인 ‘메아리’는 이날 남측의 인터넷 매체인 ‘민중의 소리’가 23일 게재한 ‘지소미아 종료, 의미 있는 한걸음이다’ 제하 사설 전문을 소개했다. 별도 해석을 붙이거나 당국발(發) 공식 입장을 곁들이지 않은 채로다.

‘민중의 소리’는 해당 사설에서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적어도 외교적 굴욕으로 이어지는 길을 단호히 거부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지소미아가) 우리 안보의 근간도 아니고 절차적으로도 무리가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결정을 호평하는 내용의 남측 매체 글을 인용하는 방식에는 현재 경색 상태인 남북관계를 감안해 남측 정부를 직접 칭찬하지는 않으면서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지지 입장은 드러내려는 의도가 담긴 듯하다. 일본의 보복성 대한(對韓)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카드로 지난달 남측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언급한 뒤 북한은 선전ㆍ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협정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소미아를 “친일 역적들과 재침열에 들뜬 일본 반동들의 공모결탁으로 세상에 삐어져나온 매국 협정”이라고 규정하며 “(일본에) 군국주의 부활과 조선반도(한반도) 재침의 발판을 마련해준 징검다리나 같다”고 강조한 이달 6일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의 글이 대표적이다.

지소미아는 1945년 광복 이후 한일이 처음 맺은 군사 협정이다. 미국ㆍ일본의 강력한 요청으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1월 23일 체결됐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과 관련한 2급 이하 군사비밀 공유를 위해 지켜야 할 보안 원칙 등을 담았다. 그러나 일본이 안보 문제를 이유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자 한국 정부가 지난 22일, 체결된 지 2년 9개월 만에 종료를 전격 결정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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