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처음 국내 들여온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 
 12년간 ‘도나’역 맡아 온 배우 최정원 
[저작권 한국일보] 뮤지컬 ‘맘마미아’가 200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15년 여간 장수한 ‘맘마미아’ 뒤에는 배우 최정원(왼쪽)과 신시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 박명성이라는 두 주역이 있다. 20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만난 최정원과 박 대표가 작품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홍인기 기자

지난 22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국내 뮤지컬 역사에 새 기록이 나왔다. 사상 최단기간 내 200만명 관객을 모은 작품이 탄생한 것. 2004년 1월 초연 후 이날 1,672회차 공연으로 200만475명의 관객이 본 ‘맘마미아!’(이하 맘마미아) 이야기다. 1994년 국내 초연된 ‘캣츠’가 23년 만인 2017년 말 200만명 관객을 넘긴 것을 감안하면, ‘맘마미아’의 기록(15년 7개월)은 이보다 7년여정도 짧다.

뮤지컬계에서 200만명 관객이란 숫자는 어떻게 평가될까. 다수 평론가는 “대극장 뮤지컬 관객 100만명은 영화로 따지면 1,000만명 관객에 비견된다”고 말한다. 뮤지컬은 관객 입장에선 가격 장벽이 높은 데다, 제작사도 무작정 공연 기간을 늘릴 순 없어 영화처럼 많은 관객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 100만명 관객을 돌파한 대극장 뮤지컬도 ‘캣츠’와 ‘맘마미아’ 외 ‘명성황후’ ‘지킬앤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오페라의 유령’까지 총 여섯 작품에 불과할 정도다.

[저작권 한국일보] 20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맘마미아' 분장실에서 배우 최정원과 신시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 박명성이 거울로 서로를 비춰보고 있다. 박 대표는 최정원을 "어느 누구보다 성실한, 뮤지컬 역사에 표지판을 세워가는 배우"로, 최정원은 박 대표를 "배우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따뜻한 제작자"로 평가했다. 홍인기 기자

‘맘마미아’의 긴 역사만큼이나 작품과 함께한 주인공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15년여간 배우 350명, 스태프 1,600명이 작품을 꾸려냈다. 이 중에서도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와 배우 최정원은 ‘맘마미아’ 신기록의 두 주역으로 평가된다. 박 대표는 ‘맘마미아’를 국내에 처음 들여 온 주인공이고, 최정원도 2007년부터 12년째 ‘도나’역을 맡아 이 작품의 장수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LG아트센터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맘마미아’가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어려움은 적지 않았다. 박 대표는 라이선스(해외에서 판권을 사와 작품을 제작ㆍ공연)라는 개념조차 잡혀있지 않아 무단으로 공연을 베껴 올리던 시절, 영국과 미국에서 발로 뛰며 제작자들을 설득해냈다. “1999년 영국 런던 초연 때 ‘맘마미아’를 접했죠. 작품이 아바 노래로 구성돼 있는 데다 모성애라는 주제가 있어 한국의 정서와 잘 맞겠더라고요. 107억원이란 어마어마한 초연 제작비를 마련한 것도 이 작품에 대한 확신이 컸기 때문이죠.” 박 대표는 “2004년 첫 공연 후 공연장 문을 열고 나오는 관객의 표정에서 성공을 확신한 뒤 스태프들과 얼싸 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정원이 처음 작품에 캐스팅됐을 즈음 여덟 살이었던 그의 딸은 이제 극중 도나의 딸 소피 나이, 스무살이 됐다. “담석증이 심해져 앉지도, 서지도 못해 입원했을 때도 병원에서 나와 공연하는 책임감과 열정이 있는 배우”(박명성)일 정도로 ‘맘마미아’의 흥행엔 최정원의 역할이 컸다. 최정원은 “10대 아이들부터 80대 어르신들까지 한 공연장에서 다 같이 춤추는 작품은 ‘맘마미아’가 거의 유일할 것”이라며 “배우뿐 아니라 엄마로, 한 남편의 아내로, 딸로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선 ‘맘마미아’의 철학을 매년 되새길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맘마미아'가 200만 기록을 세운 22일 서울 LG아트센터 내 관객들의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맘마미아는 주로 TV 앞에 앉아 여가 생활을 해 온 국내 중장년층을 극장으로 대거 끌어온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맘마미아’ 예매자 중 40대 비율은 28.4%로, 20대(28.3%)와 30대(29.5%)에 못지 않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2030 세대가 관객의 대부분인 뮤지컬 시장에서 ‘맘마미아’ 만큼 4050 세대에 소구하는 작품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두 주역의 입장에선 200만명의 관객이 찾아 준 만큼 앞으로의 15년이 더욱 걱정될 터. ‘볼 사람은 다 본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최정원은 “’맘마미아’는 엄마 손을 잡고 보러 왔던 자녀들이 부모가 돼 작품을 다시 보고, 그들의 자녀가 또 공연장을 찾게 하는 신기한 힘이 있다”며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 역시 “15년 이상 작품을 유지해 온 데엔 트렌드에 맞는 애드리브와 춤, 대사의 변주가 있었다”며 “원작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작품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맛을 더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20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만난 최정원과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가 200만 관객을 자축하며 웃고 있다. 홍인기 기자

그렇다면 ‘맘마미아’는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있을까. “작품마다 전용 극장이 있는 영국처럼, ‘맘마미아’도 전용 극장을 만들 만한 작품이라 생각해요. 개인적으론 60ㆍ70대가 되더라도 도나로 서고 싶어요.” 최정원의 말에 박 대표는 “그야말로 ‘손님이 없을 때까지’ 작품은 무대에 오를 것”이라며 웃었다. ‘맘마미아’는 다음달 14일까지 서울 공연을 마치고 전남 목포, 광주, 부산, 대구 등 지방 투어에 나선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