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토론회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보수체계를 개편해 ‘공공안전직무’(공안직) 공무원 수준만큼 기본급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그간 경찰과 소방관은 업무강도가 센데도 기본급에서 차별(한국일보 6월 7일자 17면 보도)을 받는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26일 국회 행안위 주최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경찰ㆍ소방공무원 처우 증진을 위한 보수체계 개선방안 토론회’에선 사기 진작을 위해 현 보수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현직 경찰과 소방공무원 300여 명도 토론회를 지켜보는 등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발제를 맡은 신현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경찰과 소방관 계급 변화(8→11계급)를 반영하지 않고 50년 전 만들어진 직급표를 기준으로 기본급을 책정한 게 1979년부터 공안직 기본급이 경찰과 소방관을 앞지른 이유”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순경(소방사)과 경감(소방경)을 제외하고 모든 계급에서 다른 공안직에 비해 기본급이 낮다. 공안직 공무원엔 교정, 검찰, 출입국관리, 철도경찰, 감사원, 경호처, 국정원, 법원 경위 등이 포함된다.

경찰(해경은 1996년 분리)과 소방공무원도 1969년 경찰공무원법 제정 전까진 모두 공안직에 속했다. 하지만 69년에 공안직에서 빠졌고, 이후 정부가 공안직 보수규정을 새로 만들어 처우를 높여주면서 79년부터 공안직과 기본급 역전이 시작됐다. 기본급이 적은데도 현업 경찰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79시간, 소방관은 148시간에 달한다.

신 교수는 “야근을 밥 먹듯 하는 경찰ㆍ소방관은 근로조건이 일반직과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데 일반직 보수체계를 따르다 보니 기본급에도 업무 특수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며 “이들의 보수체계 재설계는 사기를 높여 치안 생산성을 높이는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도관이 수용소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토론자들도 경찰과 소방관의 기본급 인상 필요성에 동의했다. 박재풍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경찰과 소방관에 대한 기대는 선진국처럼 높아지는데 왜 그들의 보수체계는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지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했다. 박주상 목표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보수체계 합리화가 현장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양질의 치안서비스 제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란 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엔 웬만하면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민갑룡 경찰청장, 정문호 소방청장, 조현배 해양경찰청장도 일정을 쪼개 모두 참석했다. 모두 같은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 3개 청은 올해 하반기 기본급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산당국을 설득할 계획인데, 문제는 예산이다.

3개 청 정원이 20만명에 달해 미세한 기본급 조정이라도 예산 부담은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여야 모두 보수체계 개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관계부처와 잘 협의해 올 연말엔 보수규정을 고쳐 내년엔 기본급 인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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