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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안나 폴리트코브스카야(8.30)

입력
2019.08.30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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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피살된 러시아 언론인 안나 폴리트코브스카야. 범죄 배후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2006년 피살된 러시아 언론인 안나 폴리트코브스카야. 범죄 배후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라는 단체는 최근 10년 내 일어난 언론인 피살사건 가운데 범행 배후와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집계, 매년 국가별 위험 순위를 발표한다. 정치 권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전 같은 분쟁 상황이나 마약 등 조직범죄 집단이 연루된 경우도 있다. 이러나저러나 ‘최악’에 관한 한, ‘국경없는기자회’ 같은 단체가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보다 더 선명하고 가차없는 지표로 꼽힌다. CPJ에 따르면 2008~2018년 10년간 세계에서 언론인 324명이 보도 관련 사유로 살해당했고, 그중 85%가 범인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순위 집계에 드는 5건 이상 발생 국가 14개국에서 전체 사건의 82%가 일어났다. 2018년 기준 소말리아와 시리아 이라크가 1~3위를 차지했고, 정치권력형 대언론인 범죄 혐의를 받아온 러시아가 건수 기준 11위를 차지했다.

제2차 체첸 전쟁(1999~2005) 종군 기자로 전쟁 참상, 특히 러시아와 체첸 정부군의 민간인 학살 등 인권 유린 실태를 폭로하고 푸틴 정부의 부정한 권력 견제에 과감했던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Novaya Gazeta)’ 기자 안나 폴리트코브스카야(Anna Politkovskaya, 1958.8.30~ 2006.10.7)의 피살은 러시아 국가권력 연루 의혹을 확증적으로 증폭시킨 사건이었다. 체첸 정부의 시민 고문ㆍ학살, 특히 푸틴의 심복인 카디로프 체첸 총리가 직접 고문에 가담한 정황을 취재하던 무렵이었고, 끊임없는 살해 협박에 시달렸으며, 독살 시도로 추정되는 위험한 상황까지 겪은 뒤였다. 안나는 자신의 모스크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직후 국제 언론 및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푸틴은 “그의 보도 활동은 러시아 정치에 극히 미미한 영향을 미쳤을 뿐”이라며 그의 죽음과 함께 삶 자체를 대놓고 폄하했다.

러시아 최고형사법원은 8년 뒤인 2014년 6월, 전직 경찰관 등 청부살인 피의자 5명에 대해 종신형 등 징역형을 선고했다. 15만달러를 받고 청부살인을 범한 혐의였다. 그들의 배후, 즉 누가 돈을 주고 범행을 지시했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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