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마이너리티] <35> 재소자 가족
재소자 자녀 지원단체 세움이 2017년 법무부와 함께 전국 최초로 도입한 여주교도소 내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모습. 수용자와 어린 자녀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접견이 가능해 가족관계 유지와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세움 제공

경제적ㆍ사회적 곤경에 처한 재소자 가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이들은 안정된 삶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적 빈곤 등을 이유로 이들 가정이 해체되거나 위기가 계속될 경우 출소 후 재소자의 사회 복귀도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범죄자의 가족은 가장 효율적인 재사회화 기관”이라는 말도 있다.

위기가정에 대한 국가의 복지시스템은 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들만을 위한 공적 시스템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주로 민간 시민단체나 일부 종교단체들이 재소자 자녀에 대한 장학금 및 심리상담 등에 대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올해 초부터 재소자 자녀학업지원과 심리상담 등 가족지원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했지만 이 역시 현재로선 민간 자원봉사와 기부(후원)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출소자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가족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와 관련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가 펴낸 2018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출소자 10명 중 4명(2017년 기준)은 3년 이내 다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12년 22.2%였던 재범률은 5년 만에 2.5%포인트 늘었다.

이에 공단 측은 시범단계인 이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최근 재정당국에 내년도 관련 예산을 신청했지만 확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유병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사무총장은 “가족이야말로 출소자가 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며 “가족이 해체된 경우와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출소자들의 재범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사회의 세심한 배려와 보호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모의 범죄사실 여부를 떠나 자신이 원할 때 부모를 만나고 이들로부터 사랑 받을 권리가 자녀들에겐 있다는 것이다. 재소자 자녀 지원단체인 세움의 이경림 대표는 그 동안 재소자 자녀들과 상담해 온 결과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부모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가 아니라 나를 버렸는지, 떠났는지, 여전히 사랑하는지 같은 인간 신뢰에 대한 문제였다”며 “수감자와 자녀들 간의 관계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녀들에게 수감사실을 무조건 감추기보다 솔직하게 말하되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시간이 지나면 부모가 반드시 돌아올 것임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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