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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 첫 여성 후보’ 미국 우주인, 첫 ‘우주 범죄자’ 전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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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 첫 여성 후보’ 미국 우주인, 첫 ‘우주 범죄자’ 전락 위기

입력
2019.08.25 15:49
수정
2019.08.26 01:4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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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클레인, ISS 체류 중 양육권 분쟁 前 동성 배우자 ID 도용해 계좌 엿봐

미국 여성 우주인인 앤 매클레인이 지난달 6월 국제우주정거장 임무 수행을 마치고 귀환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여성 우주인인 앤 매클레인이 지난달 6월 국제우주정거장 임무 수행을 마치고 귀환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 체류하던 미국의 여성 우주인이 미 항공우주국(NASAㆍ나사)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별거 중인 동성 배우자의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에 착륙할 최초의 여성 후보로 꼽히는 등 전도유망한 이 여성 우주인이 이혼 및 자녀양육권을 놓고 분쟁 중인 동성 배우자와의 불화 끝에 우주에서 발생한 첫 범죄 주인공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6개월간의 ISS 체류 임무를 마치고 지난 6월말 지구로 귀환한 나사 소속 여성 우주인 앤 매클레인이 동성 배우자인 서머 워든으로부터 신원(ID) 도용 혐의로 피소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매클레인이 ISS에 머물 때 워든의 동의없이 그의 ID로 은행계좌에 접속해 지출내역 등 재정상황을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공군 정보장교 출신으로 국가안보국(NSA)에서도 일한 워든은 이미 갈라선 매클레인이 자신의 지출 상황을 알고 있다는 의심이 들자 은행 측에 계좌에 접근한 컴퓨터 위치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나사에 등록된 컴퓨터 네트워크가 이용됐다는 답을 들었다. 이에 워든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ID를 도용해 개인 금융기록으로 부적절하게 접근한 혐의로 매클레인을 제소했으며 나사 감사관실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매클레인은 변호사를 통해 청구서 결제와 자녀 양육비 등이 충분한지 확인하기 위해 이전에 해오던 대로 계좌에 접속했으며 워든으로부터 계좌에 접속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항변하고 있는 상태다.

그간 월석 판매, 우주 여행 등과 관련한 범죄나 피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범죄 혐의 장소가 우주인 경우는 처음이어서 우주에서 벌어진 첫 범죄로 기록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향후 우주 여행이 늘어날 경우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와 분쟁이 복잡한 법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특히 나사 측은 각종 송사로 인해 민감한 나사 컴퓨터 네트워크가 조사 당할 수 있는 대목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클레인 사건은 자녀 양육권 분쟁이 우주 공간으로 확대된 경우다. 매클레인과 워든은 2014년 결혼했으나 워든이 결혼 전 출산한 아들의 양육권 문제를 놓고 다툼을 벌이다 지난해부터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육군 중령 계급인 매클레인은 이라크전에 참전해 800시간 이상의 전투비행 경력을 갖고 있으며 2013년 우주인으로 나사에 합류했다. 군사전문 성조지(Stars & Stripes)는 최근 그가 달에 착륙할 첫 여성 후보 명단에 올라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여성 우주인이 동성 배우자와의 가정 불화로 뜻하지 않게 오명의 장본인이 될 처지에 몰린 셈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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