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킬로미터’처럼 단위를 나타내는 말 앞에서는 띄어 쓰고 ‘수천’처럼 수를 나타내는 말 앞에서는 붙여 쓴다. ©게티이미지뱅크

‘수 미터’와 ‘수백만’의 ‘수’는 모두 ‘몇’, ‘여러’의 뜻을 나타내지만 ‘수 미터’는 띄어 쓰고 ‘수백만’은 붙여 쓰는 차이가 있다. 그럼 왜 이렇게 띄어 쓰고 붙여 쓰는 차이가 있는 것일까?

‘수 미터’에서 ‘수’는 관형사이고 ‘수백만’의 ‘수’는 접두사이다. 관형사는 체언의 내용을 자세히 꾸며 주는 품사로서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에 뒤에 오는 말과 띄어 쓰지만 접두사는 단어의 앞에 붙어 새로운 단어가 되게 하는 말이기 때문에 뒤에 오는 말과 붙여 쓴다.

‘수’를 뒤에 오는 말과 띄어 써야 할지, 붙여 써야 할지를 혼동하기 쉬운데, ‘수 킬로미터’처럼 단위를 나타내는 말 앞에서는 띄어 쓰고 ‘수천’처럼 수를 나타내는 말 앞에서는 붙여 쓴다.

‘맨 먼저’와 ‘맨손’의 경우도 ‘맨 먼저’에서 ‘맨’은 ‘더 할 수 없을 정도에 있음’의 뜻을 가진 관형사이기 때문에 띄어 쓰지만 ‘맨손’에서 ‘맨’은 ‘다른 것이 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기 때문에 붙여 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맨 꼭대기’, ‘맨 처음’은 띄어 쓰지만 ‘맨입’, ‘맨손’은 붙여 쓴다.

또한 ‘한 사람’, ‘한 이불’에서 ‘한’은 ‘그 수량이 하나임’과 ‘같은’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관형사이기 때문에 띄어 쓰지만 ‘한가운데’, ‘한시름’에서 ‘한’은 ‘정확한’과 ‘큰’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기 때문에 붙여 쓴다.

그런데 ‘한곳’, ‘한동네’, ‘한차례’ 등의 경우는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쓰는데, 이는 관형사 ‘한’이 ‘곳’, ‘동네’, ‘차례’와 결합해 합성어로 굳어진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이 ‘그 수량이 하나임’을 나타내는 관형사로 쓰일 경우에는 ‘한 곳’, ‘한 동네’, ‘한 차례’와 같이 띄어 써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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