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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제안] 당ㆍ나트륨 많은 스포츠음료, 짧게 운동하고 마시면 득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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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제안] 당ㆍ나트륨 많은 스포츠음료, 짧게 운동하고 마시면 득보다 실

입력
2019.08.26 18: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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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Figure 1 게티이미지뱅크
Figure 1 게티이미지뱅크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아직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사람을 많이 본다.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하고 열량도 탄산음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데다가 건강에 더 좋은 음료라는 광고를 자주 보다 보니 갈증이 날 때마다 스포츠음료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스포츠음료는 스포츠영양학자들이 운동선수가 운동 중 탈수를 막고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개발되었다. 장시간 운동이나 경기를 하면서 땀을 많이 흘릴 때 신체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기 위해 땀을 흘린다. 그러나 땀은 물 이외에도 나트륨, 칼륨, 염소 등의 전해질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장시간의 고강도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경우 물만 마시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수분이 세포 내로 이동해 혈액량이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혈압이 낮아지고 운동수행능력이 떨어지며 구역, 구토, 두통, 손발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물에 약간의 나트륨과 포도당이 섞인 스포츠 음료를 마시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나트륨은 수분의 장내 흡수를 빠르게 할 뿐만 아니라 음료 안에 있는 포도당을 함께 운반해 빠른 속도로 인체가 힘을 회복하도록 해 준다.

그렇다면 땀을 많이 흘리면 반드시 스포츠 음료를 마셔야 하는 것일까? 프로 운동선수처럼 장시간 격렬한 운동을 할 때에는 스포츠음료가 경기력 유지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1시간 이내의 운동을 하는 일반인에게는 스포츠음료가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어떨 때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스포츠음료의 성분을 알아보자.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스포츠음료의 성분을 보면, 물, 설탕, 포도당, 구연산, 나트륨, 칼륨, 식품첨가물 등이다. 농도로 보면 당류인 설탕과 포도당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설탕과 당류를 많이 섭취하면 충치,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정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하루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일일 50g 이내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섭취기준은 더 낮아서 가능하다면 하루 25g 이하로 섭취하면 가장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한 스포츠음료 500㏄ 병에 들어 있는 당은 30g에 달한다. 이 음료수 한 병만 마셔도 WHO의 일일 당류 섭취기준에 도달하고, 식사와 초콜릿, 케이크, 사탕 등 간식으로 섭취하는 당류까지 포함한다면 우리나라의 당류 섭취 기준 역시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이 스포츠음료 500㏄에 들어 있는 열량을 빼기 위해서 30분을 더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스포츠음료의 성분 중에서 또 하나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나트륨이다. 나트륨은 세포 안팎으로 수분이 이동하는 양을 조절하여 체내 전해질 균형을 돕는 전해질이다. 격렬한 장시간 운동으로 체내 나트륨이 소실된 이후에 스포츠음료를 마시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스포츠음료를 자주 많이 마시면 나트륨 섭취가 늘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나트륨 일일 섭취 가이드라인은 2g 이내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사람의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4g 가까이 된다. 앞에서 예로 든 스포츠음료 500㏄ 병에 들어 있는 나트륨 양은 250㎎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짜게 먹는 한국인이 스포츠음료로 더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골다공증, 위암, 콩팥 기능 이상 등을 일으킬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음료에 들어 있는 설탕이 충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 이외에도 함유된 구연산이 치아의 에나멜층을 부식해 치아가 손상될 수 있다. 또한 건강음료라는 이미지와 달리 스포츠음료는 당과 전해질을 제외하고는 영양소가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이런 측면에서 스포츠음료의 과다 섭취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특히 문제될 수 있다.

스포츠음료는 한 시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하여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분명히 유용한 음료수이다. 하지만 평소에 물처럼 너무 자주 마시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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