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 최정문이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경남고와 준결승에서 7회초 동점 득점을 올리고 있다. 경남고 포수는 전의산. 배우한 기자

‘서울의 명가’ 휘문고와 ‘야구 불모지의 기적’ 강릉고가 47번째 ‘초록 봉황’을 놓고 정상에서 격돌한다.

김영직 감독이 이끄는 휘문고는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에서 성남고를 11-7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2014년과 2016년 봉황대기를 제패한 휘문고는 6년새 세 번째 우승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승부사’ 최재호 감독의 강릉고가 연장 3시간 57분 혈투 끝에 경남고를 18-7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1975년 창단한 강릉고는 봉황대기에서는 4강도 처음이며 청룡기에서만 두 차례(2007ㆍ2019년) 준우승한 게 최고 성적이다.

한편 경남고는 비록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주전 3명을 청소년대표팀에 보내고도 끈끈한 조직력으로 8강에서 고교야구 최강 유신고를 격파하는 저력을 발휘했고, 성남고도 에이스 이주엽(3년)의 공백을 딛고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강릉고 18-7 경남고(연장 12회) 
 휘문고 11-7 성남고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릉고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예상 외의 접전으로 전개됐다. 경남고는 1회말 공격 2사 후 4번 전의산(3년)의 좌중월 2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1-0으로 앞선 5회에도 2번 함준(3년)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아 ‘대어’를 낚는 듯했다. 하지만 강릉고는 6회 상대 배터리의 연속 폭투로 1점을 따라붙은 뒤 7회에도 경남고 좌익수 이용준(2년)의 실책성 플레이에 편승해 동점에 성공했다. 연장 승부치기에서도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았다. 10회 공방에서 3점씩을 주고 받아 5-5. 11회에도 2점씩을 뽑아 다시 원점이 됐다. 승부는 12회에서야 갈렸다. 강릉고는 1사 만루에서 2번 정준재(1년)의 적시타로 균형을 깬 뒤 전민준(2년)의 2타점 적시타, 최정문(2년)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1-7을 만들었고 이동준(2년)의 좌월 싹쓸이 2루타로 14-7까지 달아났다. 봇물처럼 타선이 터진 강릉고는 이후에도 홍종표(3년)의 3점홈런 등으로 12회에만 11점을 몰아쳤다.

이어 열린 경기에선 난타전 끝에 휘문고가 웃었다. 1회말 먼저 1점을 내준 휘문고는 2회 반격에서 상대 선발 이종민(3년)의 제구 불안을 틈타 3연속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은 뒤 1번 박성준(3년)의 밀어내기 볼넷과 이종민의 폭투로 전세를 뒤집었다. 3-3으로 맞선 4회에는 11명의 타자가 나가 안타 5개와 볼넷 2개를 묶어 7득점 빅이닝에 성공하며 10-3으로 달아났다. 성남고가 5회 4점을 따라붙었지만 휘문고는 8회 2사 3루에서 5번 신효수(3년)의 땅볼 타구를 잡은 성남고 유격수 김준상의 송구 실책으로 1점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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