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지” 외교ㆍ통일부 “종료”… 대통령ㆍ총리 참석 토론 끝 결정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정부는 한일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연장 혹은 조건부 연장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22일 낮까지 무성했지만, 정부는 일찌감치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고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10시45분쯤 정부서울청사의 이낙연 국무총리 집무실을 찾아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대응 방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안보 수장이 총리 집무실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21일 오후였다. 하루 만인 22일 오후 3시 열린 NSC 상임위에선 막판까지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피력한 반면, 외교부와 통일부는 종료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론을박 끝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NSC 상임위원들은 대통령 집무실 옆 소회의실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종 결정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약 1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과 총리가 모두 참석한 만큼 NSC 안보 관계 전체회의가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결정을 언론에 공개한 과정은 급박했다. 청와대 대변인실이 “오후 6시20분에 NSC 상임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전한 것은 오후 6시3분쯤. 유송화 춘추관장은 약 5분 뒤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윤전기(신문 인쇄기)를 세우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예상과 결론이 내려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이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도 “왜 지소미아 유지라고 보느냐. 발표를 지켜 보라”고 분위기를 잡았다.

예고한 시각에 나타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부는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충격파를 예상한 듯 청와대는 발표를 전후해 여야 지도부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잇달아 만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전달하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 수석은 “미국과도 NSC 직전에 사전 공유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지소미아를 조건부로 연장하는 분위기였는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있었던 21일 분위기가 종료 쪽으로 기운 것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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