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외무 “단호히 항의” … 개별허가 추가 지정 보복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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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월 28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공식 환영행사에서 8초간 악수만 나눈 뒤 지나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2일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전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단호하게 항의한다”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장관의 담화를 발표했다. 고노 장관은 이날 밤 9시30분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 이러한 내용을 전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고노 장관은 담화에서 “지소미아는 안보분야에서 한일 간 협력과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 하에 2016년 체결 이후 지금까지 매년 자동 연장돼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결정은 현재 지역 안보 환경을 완전히 오인한 대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 매우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안전보장상 맥락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일본의 수출 규제 운용 재검토를 연결하고 있지만, 두 사안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관계는 지소미아 종료를 포함해 한국 측에서 매우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움직임이 잇따라 매우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여러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에 기반해 계속해서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남관표 주일대사는 고노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에 있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양국 정부가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오전까지 주요 각료들을 통해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 온 터라 충격에 빠진 모습이 역력했다. 일본 언론들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속보로 타전하며 “한일갈등이 안전보장 분야로 파급됐다. 양국 간 균열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굳은 표정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NHK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에 대한 영향은 그다지 없다. 미일 간 안보분야에서 연계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유감이지만, 그렇다고 일본 측이 징용문제에 대한 자세를 바꿀 수 없다”며 “방위 면에서 미일이 연계하고 있어 당장 영향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 이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듯 했던 한일관계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郎) 자민당 외교조사회장은 “미일 간에는 안전보장상 손실이나 손해가 전혀 없다”면서 “왜 한국이 이렇게까지 초조해 하는지 모르겠다. 양국의 젊은 세대들에 반일이나 혐한이 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한미일 안보협력 틀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의 연계를 보다 강화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최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미일 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며 의도적으로 한국을 제외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북한 등의 위협에 대해 한미일 협력을 축으로 한 안전보장체제가 크게 흔들리는 것뿐 아니라 징용문제와 수출 규제로 대립하고 있는 한일관계의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나카타니 겐(中谷元) 전 방위장관도 산케이(産經)신문에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결정으로 한국 정부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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