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무엇입니까?
문경연 지음
돌베개 발행ㆍ292쪽ㆍ1만 8,000원
“취미가 무엇입니까?”
각종 이력서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질문이자, 첫만남의 어색함을 깨주는 마법의 질문. 한국인에게 ‘취미’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뛰어넘어 그 사람의 취향과 개성과 신념과 정체성까지 가늠하게 만드는 중요한 잣대다. 북바인딩, 열대어 키우기, 가구 리폼, 오카리나 연주, 힙합 댄스… 취미의 세계는 이토록 넓고도 다양한데, 정작 그럴듯한 취미를 가지기는 여러 이유로 마땅치 않고 결국엔 우물쭈물 ‘독서’와 ‘음악감상’ 혹은 ‘영화보기’의 굴레를 맴돌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부터 독서와 음악 감상이 한국인의 취미가 되었을까? ‘취미가 무엇입니까’는 취미라는 일상 개념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형성되고 변천하는 양상을 당시 텍스트를 통해 들여다보는 책이다. 책에 따르면 오늘날의 ‘취미’ 개념은 1900년대 들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시대정신이었던 계몽과 결합해, 근대 문명을 함양하기 위한 자질이자, 식민지 한국 사회에서 제국의 통치 전략이었다. ‘독서 취미’ ‘영화 취미’를 비롯해 시대를 풍미한 취미들의 기원을 만나볼 수 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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