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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화재 급증하는데… “난개발 탓” vs “NGO 탓” 남탓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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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화재 급증하는데… “난개발 탓” vs “NGO 탓” 남탓 계속

입력
2019.08.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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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자리한 아마조나스주 이란두바에서 벌목업자들과 농부들이 삼림을 불태우고 있다. 이란두바=로이터 연합뉴스
20일,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자리한 아마조나스주 이란두바에서 벌목업자들과 농부들이 삼림을 불태우고 있다. 이란두바=로이터 연합뉴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화재가 격렬해지고 있다. 올해 발생한 화재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이상 증가했다. CNN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보고서를 인용 “2013년부터 화재를 추정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INPE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는 7만3,000건에 육박한다. 2018년 한 해동안 발생한 산불 3만9,759건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아직 올해가 3분의 2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화재 발생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산술적으로는 11만건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마존에서 발생한 화재 연기가 약 2,700㎞ 떨어진 상파울루까지 번진 모습이 올라왔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위성 사진에서도 브라질의 거의 절반을 뒤덮은 연기가 관측됐다. 환경단체들은 국가의 환경 통제를 완화시키고 삼림 벌채를 장려한다는 이유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산불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서와 관련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되레 비정부기구(NGO)를 배후로 지목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산불 발생이 증가하는 배경에 브라질 정부에 대한 비판을 확대하려는 NGO의 행동이 개입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NGO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그런 의혹의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못했다. 평소 NGO를 부정적으로 간주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이 촬영한 8월 13일 현재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화재와 연기 확산 현황. EPA 연합뉴스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이 촬영한 8월 13일 현재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화재와 연기 확산 현황. EPA 연합뉴스

환경 관련 NGO들은 ‘무책임하고 경박한 발언’이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강력 비난했다. 카를루스 보쿠이 브라질환경보호연구소(Proam) 소장은 “NGO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말인데, 이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울 발리 세계자연기금(WWF) 브라질 지부 사회환경정의국장 역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가볍고 무책임하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현 정부는 통제 불능 상태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INPE는 올해 7월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78%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1억5,500만 헤알(약 480억원) 상당의 투자 계획을 최근 취소했고, 노르웨이 정부도 국제사회의 기부를 통해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에 대한 신규 기부를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삼림 벌채가 기후 변화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고 있는 생태학자 애이드리언 뮬버트는 “지난 몇 년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강수량의 부족으로 산불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비가 와서) 촉촉한 상태”라며 “삼림 파괴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21일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전했다. 실제로 올해 산불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있는 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개발하지 말라는 것은 브라질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국제사회의 음모”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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