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전체 시 공원 예산의 40%인 1331억원 편성…서울시 “관련자 문책·자치구 감사”
용산구는 구청장 사촌이 운영하는 무허가업체에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맡겨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 공무원들이 시의원의 요구에 따라 공원용지 보상 예산을 부적정하게 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는 한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1일 감사원이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전환기 취약분야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 예산의 원활한 통과를 위해 매년 일정액의 보상예산을 시의원들에게 임의로 할당했다. 시의원들이 공원용지 보상민원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서울시 사업부서는 시의원들이 보상을 요구하는 공원용지가 우선보상대상지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이를 수용해 예산을 편성했고, 강동·관악·동작구는 시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서울시의 승인도 없이 보상대상지를 임의로 변경했다.

그 결과 최근 4년간 편성된 시 공원 보상예산 3,363억원 중 1,331억원(39.5%)이 시의원들의 요구대로 편성됐고, 이 중 50.6%인 673억원이 우선보상대상지가 아닌 공원용지 보상에 사용됐다. 시의원의 요구대로 예산이 집행된 지역에서 공원용지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시세차익은 174억원에 달했다. 거래 과정에서 취득세ㆍ양도소득세 등 새금 탈루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시장과 해당 구청장에게 관련 공무원에 대한 강등·정직 등 징계와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관련 공무원과 시의원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서울시는 “보상업무 관련자 전원을 엄중히 문책하고, 고발 등 행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공원용지 투기 세력은 공인중개사법 등 관련 법규 위반으로 고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아울러 나머지 자치구에 대해서도 자체 감사를 벌여 토지 투기세력의 개입 여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도 보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보상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조사를 통해 보상 대상지를 선정,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음식물류폐기물이 무허가 업체에 불법 적치된 모습. 감사원 제공

용산구는 음식물류폐기물 감량기 설치ㆍ운영 사업을 구청장의 사촌인 무자격자에게 위탁해 폐기물의 대부분을 불법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구는 2015년 관 내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를 설치ㆍ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폐기물처리 허가를 받지 않은 구청장의 사촌이 운영하는 무자격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담당 공무원은 이 과정에서 이 업체에 유리하도록 특정 기술규격으로 입찰 조건을 부당하게 제한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감사기간 중 위 업체에서 설치ㆍ운영한 감량기에서 발생한 부산물들이 적법하게 처리되는지 현장 점검한 결과, 95%가 관련 법령을 위반해 무허가업체에서 처리되거나 불법 유통ㆍ적치되고 있어 환경 보전과 국민건강 보호에 위험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관련 공무원 5명에 대해 정직 등 징계와 주의를 요구하고, 관련 업체에 대해서는 허가 취소 및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계약 위반에 따른 계약해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별도로 해당 사안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