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상륙작전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알아야 할 중요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한국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캐스팅돼 화제를 모은 할리우드 배우 메건 폭스(33)가 영화 개봉(9월 25일)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21일 서울 강남구 한 멀티플렉스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폭스는 “그동안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에 출연한 적이 없었고 곽경택 감독과 꼭 작업해 보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며 “내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양동작전으로 실시된 장사상륙작전을 다룬다.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2주에 불과했던 학도병 772명이 문산호를 타고 경북 영덕군 장사리에 상륙해 북한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하고 철수한 작전이다. ‘인천상륙작전’(2016)을 잇는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신작으로, ‘친구’(2001)와 ‘극비수사’(2015) 등의 곽경택 감독과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의 김태훈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배우 김명민, 김인권, 최민호, 김성철 등이 출연한다.
폭스는 뉴욕 헤럴드트리뷴의 종군기자로 한국전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려 여성으로는 처음 퓰리처상을 받은 실존 인물 마거릿 히긴스(1920~1966)를 연기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그는 기존의 관능적인 이미지를 벗고 연기 변신에 나선다. 폭스는 “수많은 사람들이 놀라운 희생을 보여 준, 가슴 아픈 역사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엄중한 감정으로 작업했다”며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과거 역사에 경의를 표하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폭스는 올해 초 한국에 머물며 영화를 촬영했다. 그는 촬영과 편집이 동시에 진행되는 한국 영화의 제작 방식을 인상적으로 기억했다. 폭스는 “한 장면을 촬영을 마치고 다음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 사이, 제작진은 방금 찍은 장면을 편집하고 있더라”며 “처음 경험해 보는 혁신적인 촬영 현장이었다”고 거듭 놀라워했다.
폭스의 방한은 촬영을 제외하고도 벌써 4번째다. 앞서 2007년 ‘트랜스포머’와 2009년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2014년 '닌자터틀'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는 3박4일 동안 머물며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과 tvN ‘놀라운 토요일’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과 곽 감독의 대표작 ‘친구’를 꼽기도 했다. 폭스는 “한국에 올 때마다 늘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간다”며 “한국에서 더 활동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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