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건전성 지표인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비율이 올해 2분기 들어 소폭 증가해 4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전반적인 외채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를 보면 6월 말 현재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하 단기외채비율)은 34.7%로 1분기 말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하 단기외채비중)도 30.3%로 전분기보다 0.9%포인트 올랐다.
단기외채비율은 2014년 3분기 이후 4년 9개월만에, 단기외채비중은 2012년 4분기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는 외채 건전성이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단기외채비율과 단기외채비중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3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 위기 때나 다른 신흥국 상황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 말 한국의 단기외채비중은 52.1%, 단기외채비율은 79.3%에 달했다.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분기 대비 481억달러 증가한 1조6,215억달러, 대외금융부채(외국인투자)는 221억달러 증가한 1조1,592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4,623억달러로 3개월 전보다 260억 달러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외금융부채 중 주식과 파생금융상품을 제외한 대외채무(외채)는 6월 말 현재 4,621억달러로 3개월 전보다 215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711억달러로 3개월 전보다 31억달러 감소했다.
기재부는 “2분기 대외채무가 늘어난 것은 주로 외국인의 국내 국고채ㆍ통안채 투자 증가 및 외은지점의 본점 차입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의 상환능력 등 대외건전성과는 관련성이 낮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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